종교계나 일부 종말론자들이 불의 심판이나 물의 심판을 소리 높히
외치는 경고를 종종 들어왔다.

불의 심판은 핵무기를 위시한 초현대무기가 상상을 뛰어넘는 화염을
동반하고 있어 지구규모의 전쟁이 일어나면 바로 불의 심판이 될것이라는
가정이다.

물의 심판은 노아의 대홍수같은 것이 다시 올수 있다는 막연한
상상이었다.

하지만 다음에 지구의 대재앙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불의 심판이 될
것이라는 쪽이 더 현실적이었다.

그런데 물의 심판도 무시못할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빙하가 녹고 있다는 말은 전에도 심심찮게 들어온 얘기다.

이번에 그린피스가 알래스카를 탐사한 결과는 이에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28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금세기 1백년동안 베링빙하의 길이
1백82km중 10~12km가 줄어들었고 1백30입방km의 면적이 녹아내렸다고 한다.

더구나 최근 20년동안 녹는 속도가 빨라졌으며 90년대초부터는 이것이
더욱 가속되었다는 것이다.

빙하는 겨울의 강설량이 여름의 융설량보다 많은 지역에서 생성된다.

빙하의 98%는 남극대륙과 그린랜드가 차지하고 있으며 베링빙하 등
여타지역에 나머지가 분포되어 있다.

북극 서부지역은 기온상승이 가장 심한 지역이어서 빙하가 녹는 것은
일부현상이라고 치부할수도 있지만 결코 그런것은 아니다.

이것은 산업문명이 지금처럼 진행되면 큰 재앙이 될수 있다는 전조이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지난
1백년동안 평균기온은 0.3~0.6도 상승했다.

해수면은 10~25cm 높아졌다.

현존하는 빙하가 모두 녹아내린다면 해면은 무려 60m가 높아진다고 한다.

이것이 얼마나 큰 재앙이 될것인가 생각자체가 끔찍하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CO2)의 배출량을 90년 수준으로
억제하자는 협약을 놓고 각국간에 옥신각신하고 있다.

CO2의 최대배출국인 미국이 냉담한 편이며 개도국들도 반발하고 있다.

개도국들이 현재 페이스로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켜 나가면 2020년엔
개도국만으로도 80년 세계 소비량의 1.4배에 달한다고 미국민간연구기구가
시산하고 있다.

문명이 지속가능한 경제개발이 이제 발등의 불이 되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