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금융비용 환율 임금 물가 등 모든 면에서 주요
경쟁국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해 사면초가의 지경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무역협회는 "우리 수출의 국제경쟁력 현황"자료에서 대만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 경쟁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한 결과 가격경쟁력을
결정하는 모든 요소에서 우리나라가 열세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특히 한국기업의 금융비용부담율은 경쟁국인 대만이나
일본에 비해 3~4배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경쟁력약화의 핵심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한국의 실세금리가 연 11.9%(96년말 기준)로 대만(5.5%)의 2배가
넘고 일본(0.2%)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은 반면 기업들의 자기자본비율
은 한국이 24%로 대만(53.9%) 일본(32.6%)의 40~70% 수준에 불과한데 따른
것이다.

환율의 경우도 지난해 원화의 대미달러 절하폭이 4.3%에 그친 반면 엔화의
절하폭은 이보다 3배나 큰 14.5%에 달해 대일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임금상승율은 한국이 12.2%로 대만(4.1%) 싱가포르(7.6%) 일본(2.7%)
등에 비해 2~4배나 높았으며 월평균임금도 한국이 1천5백68달러로 대만
(1천2백30달러)의 1.3배, 중국(52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30배에 달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도도 한국이 2.7%로 대만의 마이너스 0.9%, 일본의
마이너스 0.8%는 물론 싱가포르의 0.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