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모델은 크게 두부류로 나뉜다.

해당 기업의 사장이거나 젊은 신입사원들이 주 대상이 된다.

중간 관리자층은 별로 인기가 없다.

사장은 그 기업의 신뢰성을 강조하는데 효과가 있다.

신입사원은 회사의 진취성 젊음 등을 알리는데 적격이다.

회장이 직접 모델로 등장한 대표적인 경우가 대우전자의 탱크(TANK)광고.

배순훈 회장은 특유의 친근한 얼굴로 TV광고에 수차례 출연, 회사의
신뢰감을 한층 높이는데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대우전자에 뒤이어 곧바로 삼성전자도 김광호 미주본사회장(당시 부회장)을
간판으로 내세워 삼성의 스마트함을 강조했다.

신입사원을 모델로 쓰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 가운데 일반인의 관심을 모았던게 두산그룹의 1백주년 이미지광고.

갓 입사한 젊은 사원이 한복을 입은채 자전거를 타고 서울시내 한복판을
달리는 장면은 신선한 이미지를 선사했다.

사내모델의 선발절차는 보통 공모나 추천을 통한다.

지원자가 없거나 적격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입사당시의 사진이 붙은
지원서까지 들춘다.

의외로 괜찮은 인물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의 화장품 모델로 등장한 K씨가 그런 경우.

K씨는 공장의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다 빼어난 미모 덕분에 어느날 갑자기
사내모델로 발탁된 케이스다.

이 광고가 나간 이후 K씨는 사내 뭇남성들로부터 데이트공세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내모델로 선발되면 대부분 수고비조로 약간의 격려금을 받지만 때로는
수백만원대의 거금을 만지기도 한다.

모회사의 이미지광고에 단독으로 출연한 H씨는 몇개월치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다는 후문이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