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비를 쏟아붓던 장마도 거의 끝나고 찌는 듯한 더위가 전국적으로
계속되면서 우리의 주요 상수원인 댐 저수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장마철 폭우와 함께 전국의 다목적댐으로 흘러든 엄청난 양의 쓰레기는
선박과 인력을 총동원해 수거작업을 해온 댐사무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다 치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상류지역에서 버린 각종 쓰레기가 모두 댐 저수지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저수시 물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녹조현상이 일어나는데 있다.

이번에 내린 비로 채워진 저수지의 물은 내년 우기까지 우리국민들이 쓰고
마실 중요한 상수원인 수질보전에 대한 국민의식 결여와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투자부족이 녹조현상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홍수예방과 수력발전 용수공급 등 1년중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할 댐
사무소직원들이 뙤약볕아래 10여일씩 쓰레기 치우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주말이면 몰려드는 낚시꾼들로 저수지 오염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실제로 녹조현상이 발생하면 이들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수질관리를 잘못했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것이 뻔하다.

큰 비가 올때마다 하류지역으로 쓰레기를 마구 흘려보내는 일부 몰지각한
행동이 없어지지 않는 한, 여름철 녹조현상을 예방하기는 참으로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모두의 상수원을 지키는 일은 몇몇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국민 모두가 수질오염을 예방하는데 함께 해야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선영 <대전 법동 주공아파트>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