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표준협회는 기업의 "품질경쟁력높이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세계적 품질석학이자 미국품질관리학회장 국제품질아카데미회장을
역임하고 APOQ(아시아태평양품질기구) 명예회장인 해링턴박사를 초청, 최근
좌담회를 마련했다.

"품질경영 기업경쟁력제고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라는 주제아래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이동규 한국표준협회 상근부회장, 장재철 국립기술품질원
품질안전부장, 양재신 대우자동차사장, 윤기천 금원사 사장등이 참석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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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H 제임스 해링턴 < 전 미국품질관리학회장 >
양재신 < 대우자동차 사장 >
윤기천 < 금원사 사장 >
이동규 < 한국표준협회 상근부회장 >
사회 : 장재철 < 국립기술품질원 품질안전부장 > ]

<> 사회 =해링턴박사를 초청해 좌담회를 갖게 된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
합니다.

품질경영(QM)은 이제 고비용 저효율구조의 타파와 함께 급변하는 경제환경
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해링턴박사께서 QM의 세계적 추세를 조망해 주시지요.

<> 해링턴박사 =지난 80년대만해도 모든 기업들이 TQM(총체적 품질경영)
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도구면 무엇이든 시도하는 상황이었지요.

그러나 기대에 못미치고 실패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면서 TQM을 다른 각도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기업들은 직원들의 사기를 향상시키거나 고객만족도를 높이는데
보다는 회사수익성제고에 그 목표를 두고 있지요.

이를 바탕으로한 "성과"가 조직 성공도를 표시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
것입니다.

이제는 TQM이란 도구를 전처럼 무작정 사용하는게 아니라 검토분석을 통해
채택하고 있지요.

회사에 미칠수 있는 세가지 중요한 영향, 즉 투자수익률, 직원 1인당
부가가치, 고객만족도면에서 TQM도구를 분석합니다.

이들 3가지 척도중 적어도 두가지이상의 것에 영향을 미치는 TQM도구를
엄선하는 것이지요.

이제 더이상 품질하나만 보고 TQM을 수행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 유럽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 윤사장 =대부분의 기업들이 무한경쟁체제에서 생존수단의 하나로 QM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환경에 맞는 QM을 하기 위해 ISO에서 정한 기준들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직원들은 사장인 내게 이렇게 묻습니다.

"ISO규정이 상당히 많은데 이것들을 다 따르자면 비용만 늘고 회사는
경쟁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어떤 규정을 따르고 어떤 것을 따르지 말아야
합니까. 우리기업의 특성은 무엇으로 살려야 합니까"

저는 간부들한테 반농담 삼아 "돈이 되는 것은 하고 안되는 것은 하지
말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품질운동도 그것이 이익을 가져다 주면 관련룰을 열심히 지켜야 할것이고
안지켜서 품질비용이 발생하고 조직의 불만을 가져 온다면 그 룰을 지켜야할
것입니다.

<> 해링턴박사 =제가 IBM에 근무할때 통계담당자들이 "고객이 우리제품에
대해 실제보다 품질수준을 훨씬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실제로 해외의 어떤 통계자료나 기타 데이타도 무의미합니다.

고객의 생각이 더 중요하지요.

제품을 구입할 것인가 아닌가는 고객이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품질수준을 상.중.하로 나눌때 한국기업들은 중상위층으로 평가할수
있습니다.

해외에 나와있는 자동차나 TV세트등을 바탕으로 볼때 그렇습니다.

어떤 툴을 사용하는냐 품질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어떤 방향으로
전개해야 하느냐는 조직변화관리"와도 관련되는 내용입니다.

<> 양사장 =이번 해링턴박사의 방한중 강의에서 조직변화관리"에 대해
특히 강조했는데 저와 많은 참석자들이 이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대우자동차는 세계각지에 헤외공장과 판매망을 갖고 있는데 잎으로의
과제중 하나는 이들 현지공장에 경영혁신모델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해링턴박사의 변화관리모델은 서구기업에서 채택된 경영방식으로 이해
되는데 문화적차이가 있는 한국기업에 적용할때 예상되는 무리는 없겠습니까.

<> 해링턴박사 =제 경험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간에는 차이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더 많습니다.

일본 북미 독일들의 겅 을 대상으로 성과개선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결과
기업의 성과는 각국의 문화보다는 그 문화속에서 기업이 무엇을 하느냐의
의해 더많이 좌우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본에서 성공한 프로젝트는 독일과 미국에서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한 나라의 문화보다는 개선노력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의해
더 많이 좌우된 결과입니다.

이 때문에 조직변화관리가 개선프로세스의 중요한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개선에 관여되는 3가지 요소는 프로세스 기술 직원으로 이 세가지를 다
잘하는 회사는 드물지요.

<> 이 부회장 =TQM에 대한 노력이전에 조직이 갖춰야할 근본 요소가
IOS9000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많은 회사가 범하는 실수는 품질시스템면에서 튼튼한 기반을 쌓지 않고
개선노력을 시도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는 개선효과가 생기더라도 금방 그 효과를 잃게 되고 맙니다.

또 새로운 문제는 ISO9000을 회사업무네 최소한의 장애만 주면서 도입
수행하는 것입니다.

어떤 변화가 조직에서 이 뤄질때 언덕과 같은 형태로 스트레스가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 해소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언덕의 밑변길이를 단축시켜 짧은 기간에 스트레스가 올라갔다
내려가게 해서 쉽게 적응시키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언덕의 높이를 단축시켜
완만한 언덕을 만들어 조직변화관리개념은 후자의 방법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 해링턴박사 =TQM을 추진하는데 있어 일단 한발짝 뒤로 물러나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뭔지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한국의 경제적 여건을 여러분이 컨트롤할 수는 없습니다.

그 여건중 여러분이 컨트롤할수 있는 것이 회사내부에 제한적으로 존재
하는데 그것을 내부환경조건"이라 부릅니다.

평균적으로 볼때 기업들은 기업전체조직의 성과를 조절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이 6~10가지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리더십스타일 고객과의 관계, 교육측정시스템 등입니다.

여러분이 해야 하는 것은 내부환경조건중 회사성과에 큰 영향을 끼칠
요소를 정의하는 것이지요.

향후 5년간 각 환경조건들을 어떻게 변경시켜야 하는지 비전을 수립한 다음
변화의 틀을 선택하고 설정방향에 따라 개선프로세스를 설계해야 합니다.

<>사회=해링턴박사의 QM에 대한 철학과 함께 기업경쟁력제고를 위한 QM의
역할에 대해 좀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요.

<>해링턴박사=경쟁이 심한 오늘날의 국제시장에서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개선방법론과 돌파구적인 개선론 양자에의 개선노력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경영진은 올바른 사업결정을 내려 올바른 제품을 필요한때에 모든 사람이
최선의 능력을 경주해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위해 정부 기업 노동계 및 학계가 모두 한차원 높은 협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각자가 고객의 시각으로 본 제품과 또는 서비스의 가치를 개선시켜야
합니다.

우수한 품질만의 제품만으로는 더이상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객과 접하게 되는 모든 인터페이스
(접점)를 포함해 모든 조직이 우수한 품질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 부회장=한국표준협회의 경우 35년동안 한국의 민간QM추진본부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35년전 1인당 GNP 1백달러시대에서 이제 1만1천달러의 경제로 성장했습니다.

그동안 QM의 방법 내용 방향에 있어 많은 발전을 해왔고 그 내용은 경영적
인 차원으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QM의 교육훈련및 컨설팅의 주대상이 제조업체였으나
최근엔 건설 유통업 서비스업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일반국민의 품질경영
마인드 확산에도 활발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21세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변화에 가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되고
QM의 내용도 많이 탈바꿈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기법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의문도 있습니다.

<>해링턴박사=90년대의 품질과 21세기의 품질과의 차이점은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21세기에는 품질경영시스템에 역점을 두는 것에서부터 경영시스템의 품질에
역점을 두는 것으로 전환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품질이 비즈니스와 별개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일부분으로
여겨지게 되지요.

또 하나는 품질활동의 초점이 고객만족에서 모든 이해당사자들을 다 고려
하는 쪽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직원, 지역사회, 협력업체에 대한 책임도 비즈니스전략 측면에서
고객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윤사장=우수한 품질을 유지한다는 것은 결국 고객만족(CS)을 지향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볼때 QM과 CS는 어떤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해링턴박사=QM프로세스의 성공을 말해 주는 유일한 척도는 고객만족도
입니다.

고객만족도가 향상되지 않으면 QM시스템이 잘못된 것입니다.

<>양사장=QM의 성공적 도입과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구성원
각자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QM은 곧 사람이다라고 할 정도이지요.

인재육성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해링턴박사=전사적 개선 프로세스의 15개 요소중 많은 부분은 매우
중요한 자원인 직원의 인간적인 차원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각 개인의 우수성입니다.

기업의 인사부는 바로 이 부분에 역점을 둬야 합니다.

그러나 팀원으로서의 협력가 모든 업무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 개인적인
노력간에는 좋은 균형이 이뤄지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두가지는 서로 경쟁적이 아니라 나란히 잘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오랜시간 좌담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끝으로 QM활동에 있어 주안점을 둬야할 부분을 말씀해 주시지요.

<>해링턴박사=한가지 명확한 것은 수익성보다는 조직성과 개선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직성과는 장기적인 면에서 수익성제고와 회사의 성장을 가져다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단기적 수익이 희생될 때도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아닌, "조직 성과"가 가장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 정리=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