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할부구매 방식에다 발달한 금융기법을 도입해 전문 할부금융사가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96년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돼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돌입했다.

제조업체는 제품의 제조와 판매에만 관여하고 할부금 회수는 전문
할부금융사가 도맡아 처리해주는 것이다.

이때 제조업체는 할부금융사로부터 판매대금을 일시불로 지급받는다.

할부금융사는 물품 구입대금을 할부로 받기 때문에 소비자는 목돈 없이도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

할부금융제도는 취급품목이 다양해 자동차나 주택등 내구소비재 뿐 아니라
서비스에 대해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최근엔 가구 레저용품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상품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할부금융의 이용절차는 아주 간단하다.

여기서는 자동차 구입시 할부금융 이용방법 위주로 간단히 살펴본다.

우선 구입하고 싶은 차량의 매장이나 영업점에 찾아가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고른후 할부금융을 이용하겠노라고 말하면 된다.

자동차 3사의 경우 할부금융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자동적으로
할부금융사와 연결된다.

K씨의 경우를 예로들어 효과적인 자동차 구입요령을 살펴보자.

올 1월에 입사해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맞은 K씨는 좀더 멋진 여름휴가를
위해 자동차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를 마음에 두고 영업사원을 찾았다.

풀 옵션 차량이 1천만원이라고 했다.

24개월까지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고 한다.

선수금으로 1백50만원정도 낼 수 있었다.

나머지 8백50만원에 대해 24개월 할부를 계산해보니 매달 35만원씩
내야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달 수입이 90만원임을 고려할때 큰 출혈일 듯 싶었다.

월 할부금을 조금이라도 덜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느냐고 물으니 영업사원은
할부금융을 이용하면 기간연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무이자 혜택은 받으면서 기간을 연장해 월 할부금을 적게 낼 수 있는
할부상품이 나와있다고 했다.

대신 소정의 이자는 감수할 생각이다.

48개월로 할부기간을 연장하니 이자율은 6.6%라고 했다.

월 부담액을 계산해보니 20만1천9백70원이다.

기간은 좀 길어졌지만 부담이 훨씬 줄어들어 그것을 택하기로 했다.

다음의 구비서류를 준비,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제 편히 차량 인도날짜만 기다리면 된다.

K씨가 이번에 아반떼를 구입하면서 들어간 비용을 살펴보자.

일단 선수금으로 들어간 돈이 1백50만원.

차값의 15%정도를 냈다.

할부수수료로 할부원금의 2%인 17만원이 들었다.

수수료율은 대출금액과 기간에 따라 약간씩 다르나 보통 1.5~2.5%정도라고
한다.

이밖에 인지대로 1만원이 들었다.

K씨가 지불한 부대비용은 총 18만원이었다.

집에 돌아와 영업사원이 적어준 견적서와 비교해 본 K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4개월 무이자 할부보다 48개월로 기간연장을 신청해 할부금융을 이용한
것이 부대비용이 더 적게 들었다.

24개월 무이자 할부의 경우 보증보험료로 19만8천2백20원을 내야하기에
48개월로 연장한 것이 인지대를 포함, 총 소요비용이 2만8천2백20원 더 적게
들어간 것이다.

K씨가 차량구입을 위해 실제로 준비한 서류는 주민등록 등본과 신분증
이었으며 대기업에 다니고 있어 신용등급도 우수해 보증인 1명으로 충분했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