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9천7백만km를 날아 화성에 안착한 패스파인더 호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주식민지 건설, 외계생명체의 탐사 등 인류의 미래를 열어갈 은빛
전위선이 그 붉은 행성의 벌판에서 자그마한 로봇팔을 휘두르는 모습은
사뭇 경이롭기까지 하다.

인터넷에서도 패스파인더 호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곳이 단연 인기라 한다.

그런데 이번 화성탐사는 외부의 화려함 뿐만 아니라 그 실속에 있어서도
관심을 끄는 것이 있다.

바로 우리경제의 당면 과제이기도 한 저비용-고효율의 실현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우주 탐사계획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지난 93년에 무려 1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여 쏴 올렸던 화성 탐사선
옵서버호가 항진중 원인모를 고장으로 우주 미아가 된 이후 우주탐사 계획은
해당 예산의 대폭적인 삭감으로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통상 투입비용의 15분의1 수준으로 준비된 이번 패스파인더
계획의 성공으로 극적인 부활을 하게 된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패스파인더 계획을 추진하면서 "더 빨리, 더 좋게,
더 싸게(faster, better, cheaper)"를 모토로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인류가 가진 최고 수준의 기술이 동원된 저예산 우주선이
제작되었던 것이다.

우리경제와 기업은 지금 고비용-저효율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금리 임금 지가 물류비 규제를 일컫는 이른바 "5고"비용 구조에 낮은
생산성으로 시름시름한다.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그러한 구조적 악성병을 하루 빨리 치료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패스파인더의 이번 "경제적 성공"을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을만 하다.

"비용은 최소로, 생산력과 기술은 최고로".

우리 앞에 놓여진 과제를 다시 한번 음미해보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