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은 기아의 부도방지협약 적용이 한보처럼 부도덕한 행위는
없었지만 기산 특수강 등 무리한 계열사 확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

또 최근에 어음돌아오는 규모도 당초에 은행들에 보고했던 것보다 규모가
훨씬 커 자금 등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평가.

며칠전부터 기아의 자금상황을 체크해왔던 재경원 관계자는 강경식 부총리가
나서서 종금사들의 무리한 대출회수 자제 등을 요청했는데도 더이상 먹혀들지
않았다며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설명.

이에 따라 추후처리문제는 채권금융기관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

<>.은행들은 그동안 자금지원이 지속될 것임을 알려주는 징후들이
여러군데서 읽혔었다며 전혀 의외라는 표정들.

특히 기아그룹의 업종 성격에 비춰 우리 산업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분위기.

기아그룹에 적지 않은 자금을 빌려준 한 은행의 관계자는 "문제는 기아그룹
의 여신규모가 아니다"라면서 "파급효과를 감안할때 우리 경제에는 말그대로
깊은 골이 패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

또 앞으로 채권은행단 회의에서 구체적인 처리내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제 전반을 고려한 원만한 방법"에 촛점이 모아질 것이라고 예측.

금융권 국제금융 관계자들은 한보사태이후 가뜩이나 어려웠던 해외차입
여건이 풀릴만 하니까 더 깊은 수렁으로 떨어지는 꼴이 됐다며 해외자금
조달책 마련에 돌입.

한편 이날 기아그룹에 대한 부도방지협약 적용방침은 오전 11시30분에
채권은행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공식통보됐다는 후문.

<>.종합금융사들은 기아그룹의 부도방지협약 신청소식이 전해진 오후 1시께
즉시 실무자 대책회의를 갖는등 여신현황 파악에 분주한 모습.

그러나 "뾰족한 대책이 없다"(나라종금 이동현 심사부장)

"난감하다. 어떤 식으로 경제를 이끌고 가려는 건지 모르겠다"
(대한종금 이진경 이사)는게 한결같은 반응.

기아그룹에 여신해준 규모가 워낙 엄청나기 때문이다.

종금사들은 "기아그룹을 부도방지협약에 넣어 법정관리나 산업합리화 등을
통해 이자를 조정하게 되면 금융기관에 미치는 악영향이 막대하다"며 "태국
처럼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자 인수를 통하든지해서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종금사들은 또 한보 부도이후 가뜩이나 외화차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아
그룹의 부도방지협약 신청이 해외에서의 신용도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