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이나 당좌수표를 발행하는 기업에서는 흔히 "체크라이터"나 9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도트프린터를 이용한 자동발행기를 써왔다.

그러나 체크라이터는 간단하게 소량의 어음을 발행할 때는 편리하지만 단순
수작업이라는 특성때문에 많은 양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또 도트프린터를 이용한 장비는 평균 3천만원이 넘는 고가라는 점이
부담스러울뿐 아니라 대형컴퓨터로 호스트 시스템을 갖추어 놓은 대기업들만
사용할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두원시스템(대표 오영두)이 내놓은 "베스트 빌 시스템"은 이러한 점에 착안,
호스트 시스템을 구축할 형편이 되지 못하는 중소업체들도 기존의 PC수준에서
손쉽게 어음이나 당좌수표를 자동발행할수 있도록 한 장비다.

종전 장비의 방식은 호스트에 저장된 데이터를 단말기로 불러내 어음을
발행하는 것이었지만 이 장비는 두원시스템이 개발한 "베스트 빌"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 PC에서 전용 레이저프린터를 통해 곧바로 어음을 발행
할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기존 장비에 비해 훨씬 저렴한 6백50만원 정도(부가세 별도)로 책정,
중소업체들이 큰 부담없이 사용할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외에도 이 시스템은 기존 장비에 비해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각 회사별 명판을 스캐너로 인식, 재가공을 통해 정교한 모양으로
인쇄해내며 금액 뒤에도 회사 로고를 정밀하게 새겨 어음의 위조를 방지
하도록 했다.

또 어음 왼쪽에 달려있는 부표에 기재될 사항들도 각 회사별 양식에 맞도록
다양하게 출력할수 있고 발행내용서, 발행 예정사항, 발행일별 내용서 등
관련 데이터들을 자유자재로 뽑아볼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고속 레이저프린터를 사용해 도트프린터처럼 소음이 심하지 않은 것도
빠뜨릴수 없는 장점이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이 회사는 지금까지 LG정밀 포스데이타 등 대기업뿐
아니라 대영전자공업 신생플랜트 신성엔지니어링 등 여러 중견업체들에도
이 장비를 보급해왔다.

오사장은 "신규 수요처 확보뿐 아니라 기존 장비의 대체 수요층을 흡수하는
데에 영업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판매 전략을 밝혔다.

< 박해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