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신문사 - LA타임스 신디케이트 독점전재 ]


현재 전세계적으로 8억명이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다.

기아와 빈곤은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동시에 인류의 비극이다.

그러나 더욱 비극적인 것은 이들을 기아에서 구출해낼 수 있는 농업기술과
영농방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일부 극단적인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농업관련 생명공학
기술이 일반화되지 못하고 있어 식량위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82년 백악관에서 물러난 후 "카터센터"를 설립, 세계 빈곤과 기아
퇴치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글로벌
뷰포인트"에 기고한 글에서 "기아문제 해결없이는 인류평화와 번영은 절대
기대할 수 없다"며 "책임의식을 가진 생명공학기술은 식량부족사태를
해결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식량난으로 북한의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 상황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세계 식량문제에 대한 진단은 큰 의미를 지닌다.

<정리=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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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희망의 21세기에도 기아와 영양실조는 여전히 인류 최대 적으로
남을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유엔주최로 열린 세계식량정상회의에서는 전세계적으로
8억명이 만성적인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사하라사막 남쪽에 위치한 49개 아프리카국가의 기아문제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지역의 인구가 앞으로 25년내 2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식량부족
사태는 지금보다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인류의
비극이다.

그러나 더욱 통탄스러운 일은 우리 자신들이 기아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농업기술로도 농작물 생산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농작물생산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현재 개발중인 농업관련 생명공학기술은 특히 인류의 건강과 영양상태를
향상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선진국의 일부 극단적인 환경보호론자들은 농업관련 생명공학기술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화학비료나 농약이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적당량의 화학비료와 농약사용마저도 금지해야 한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환경보호론자들의 발상은 극히 위험스러운 일이다.

물론 농작물생산때문에 환경보호가 결코 무시돼서는 안된다.

그러나 지구상의 인구가 해마다 1억명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농작물생산방식을 고집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구가 얼마되지 않던 시절에야 전통적인 방식으로도 먹고 살만큼의
식량을 생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인간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농산물생산방식과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세계농산물생산량을 현재수준인 연간 50억t까지 늘리는데 대략 1만년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앞으로 35년내 인류는 농산물생산량을 현재의 2배인 연간 1백억t
으로 늘려야 한다.

인구증가율을 감안한 최소한의 필요량이다.

그러나 새로운 농산물생산기술과 방식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1만년이라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이뤄냈던 이같은 생산목표를 35년만에 달성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농업기술개발과 과학영농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대부분 선진국들은 아프리카와 개발도상국가의 식량안보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는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식량부족사태가 해결되지 않는한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외침은 공염불에 지나지않기 때문이다.

현재 환경보호론자들과 농산물생산업들 사이에는 어떤 방식이 보다 높은
생산성을 가져다줄 것이냐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치열한 공방전은 뜻하지 않게도 많은 국제기구들의 원조활동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마비까지는 아니더라도 국제원조기구들을 적어도 혼란상태에 빠뜨린 것은
분명하다.

국제적으로 막강한 로비력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환경보호단체들의
심기를 쓸데없이 건드려서 좋을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많은 국제원조기구들은 특히 사하라사막 이남지역 아프리카국가들의
심각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다양한 농업프로그램의 지원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

이같은 교착상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지난 11년동안 "카터센터"는 일본기업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사사카와아프리카협회"와 공동으로 아프리카지역 12개 나라를 상대로
"글로벌2000"이라는 농산물생산증대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미국의 농업과학자들과 노벨상 수상자인 노만 볼라그박사가 주축이 돼
펼친 이 프로그램에는 아프리카 각국의 정치지도자, 농업관련 정부부처,
국제개발기구, 60만 아프리카농가 등이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의 생산기술만을 가지고도 이들 국가의 농산물
생산량을 현재보다 2배,3배 심지어 4배까지 늘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우수한 종자사용과 등고선을 따라 작물을 심는 이른바
등고선재배방식의 도입으로 가능했다.

적당량의 비료사용과 적기에 잡초를 제거해준 것도 생산량을 늘리는데
커다란 도움이 됐다.

대다수 영농과학자들은 농업분야에 생명공학기술을 적절히 접목시킨다면
농산물생산증대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동시에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농약사용량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는 대학을 비롯한 민간연구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몇년간의 연구끝에 수확량을 늘리는 동시에 곡물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발견에 힘입어 과학자들은 방대한 양의 영농기술을 하나의
씨앗에 담아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병충해에 강한 유전인자를 가진 씨앗의 개발도 이중 하나다.

결과적으로 농약사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가뭄에 잘 견뎌내는 신품종을 선보임으로써
기후와 지역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작물도 개발해냈다.

그러나 이같은 새로운 영농기술의 결정체들이 빠른 시일내 농민들의
손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고 만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자들에 대한 연구지원사업과 개발도상국의 현장에서
뛰고 있는 영농지도자들을 위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이들의 연구와 생산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단체들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국의 민간연구기관들은 새로운 영농 및 생명공학기술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이들 연구기관들에게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신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보호에 만전을 기해 이들 연구기관들이 마음놓고
기술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경작지를 가능한 한 기름지게 유지하는 것도 식량부족을 해결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경작지훼손은 곧 산림조성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돼야 할 땅의 잠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있는 농업관련 생명공학은 환경보호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결코 인류의 적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최대 적은 배고픔이다.

적절한 가격에 원할한 식량공급으로 기아와 빈곤을 이 땅에서 몰아내지
않고서는 우리가 그토록 갈망해온 세계평화와 건강한 삶은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일이다.


[[ 약력 ]]

<>땅콩농장경영 (46~53년)
<>조지아주 상원의원 (62~66년)
<>조지아주지사 (71~75년)
<>39대 미국대통령 (77~81년)
<>카터센터 이사장 (82년~현재)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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