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7일자 독자광장란에 실린 박근송씨의 글에 대해 할 말이
있다.

양담배추방을 위한 범시민운동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주장에 동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지 궁금하다.

국제환경에 맞추어 공사에서 정부출자회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마치 국제사회의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하기위한 무슨 최후 카드나
선심인 것 처럼 느끼는 독자는 혹시 없을까.

그리고 귀에 못이 박힐만큼 들어온 "잎담배 재배농민을 위하는
것"이라든지, 국가재정에 기여하였다는 얘기는 그만하는게 좋을 듯하다.

그보다 진실로 국민들(애연가)에게 호소력이 있으려면 담배인삼공사의
특단적인 경영 합리화나 국산담배의 장점을 듣고 싶다.

물론 우리나라 국민들도 신기한 외국담배를 무작정 선호하는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 않겠다.

왜 그럴까.

공사는 이점을 먼저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경제발전을 위하여 우리 국민은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강요당하여
왔는가.

호기심에서 양담배를 피워 물었다가 벌금을 물고 매국노 취급을 당한
국민이 없지 않다.

국가재정에 기여한 것은 엄밀하게 말해 공사가 아니라 순수한 애국심이거나
혹은 마지 못하여 담배인삼공사(구 전매청)의 제품사용을 강제당한 일반
소비자들임을 인식해야 한다.

담배인삼공사는 그동안 국민들이 소위 "철가방부대"(튼튼한 도시락.망하지
않는 직장)의 일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지.

수많은 대기업(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들이 명예퇴직이다 뭐다하여
임원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간부직까지 해고해 가면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노력하고, 그나마 여의치 못하여 도산까지하는 마당에 과연
담배인삼공사는 어떠한지.

내친 김에 하나 공개적으로 묻고 싶다.

수년전 감사원 감사결과 지적사항에 담배인삼공사의 내규에 "담배인삼공사
의 자녀는 무시험으로 전형없이 입사가 가능하다"는 하늘이 웃을 규정이
있었다고 지적받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는데, 과연 이것이나
시정되었는지.

또한 이 나라의 사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원감축,
더욱이 최근에는 임금동결선언까지 나오고 있는데 튼튼한 "철가방"
담배인삼공사는 국민을 위해, 혹은 공사 자체의 체질 강화를 위해 무엇을
얼마나 해 왔는지.

사장위의 이사장님제도는 이제 없어졌는지, 과잉 철가방인원은 과연
얼마나 남아있는지, 그렇다면 그 정리 계획은 어떠한지, 매년 각종 수당등의
편법적인 인상은 숨긴채 임금인상률이 한자리 숫자라고 언론에 공표해
국민을 기만한 일은 없는지.

이 땅의 많은 중소기업자, 많은 샐러리맨들은 부도나지 않고 국민의
준조세로 설비투자하고 국민의 힘(?)만 믿고 있는 철가방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았는지 궁금하다.

성유경 <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