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성공하기까지 넘어야 할 고개는 험난하다.

우선 약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질을 천연물에서 추출해내거나
컴퓨터그래픽으로 화학구조식의 얼개를 그려낸 다음 기본적인 약효를
확인하는 단계에서 시작한다.

동물실험을 통해 수많은 확인실험과 유의성실험을 거친후 약물의 안전성
안정성 유효성 등을 측정한다.

동물도 한가지만 가지고는 사람에게 적용했을 때와 똑같은 효과를 거뒀다고
인정할수 없기 때문에 마우스 랫 햄스터 기네아피그 등 설치류를 위주로
실험한후 토끼 개 돼지 양 원숭이 침팬지 등 더욱 사람과 생리학적으로
유사한 동물을 사용, 약물효과를 최종 확인한다.

동물실험을 전 임상실험이라 하고 사람에 대해 약효를 검증하는 실험을
약물임상이라 한다.

전임상은 일반적인 약물작용을 파악한후 독성실험에 들어가게 된다.

독성실험은 4~7일간에 행해지는 급성독성실험, 1~3개월간에 행해지는
아급성독성실험, 6개월이상 장기추적하는 만성독성실험으로 나뉘어 행해진다.

이어 특수독성실험으로 발암성 기형유발성 약물의존성을 확인한다.

한가지 신약이 일반인들에게 마음놓고 사용할수 있게 되려면 3단계의
임상실험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시판후에도 제약사는 보건당국의 감독지시하에 약물의 부작용이
누적되는지 혹은 후세들에게 악영향을 미칠수 있는지 정기적인 추적검사
(IV상)를 진행해야 한다.

3단계 임상은 건강한 소수의 희망자를 대상으로 약물이 안전한지
알아보는 I상, 해당질환을 앓고 있는 소수의 환자에게 약물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적절한 용법 용량을 파악해내는 II상, 50~1백명에 이르는 다수의
대상질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 유효성(효능 효과 용법 용량 주의사항
부작용등)을 최종적으로 설정 확인하는 상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신약개발은 이렇게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 탄생하게 된다.

따라서 신약하나를 개발하는데는 8~10년이 걸리고 8백억~1천억원
(한국기준)의 막대한 자금이 든다.

외국의 경우는 80년대 1억달러미만이던 신약1품목 개발비용이 90년대
들어서는 2억달러를 웃돌았고 95년부터는 4억달러선을 돌파했다.

여기에 신약개발중 중도포기로 낭비된 돈까지 감안하면 신약 1품목이
탄생하려면 약15억달러의 막대한 돈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도 다국제약업체들은 신약이 세계 10위권의 간판품목에 랭크된다면
연간 13억~37억달러의 돈을 거머쥘수 있기 때문에 신약개발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수 없다.

신약개발이 성공할 확률은 1만분의1 .

그러나 "뜬구름 잡기"와 같은 신약개발은 탄탄한 연구력과 자금력을 갖춘
거대제약사들에는 모두 실현 가능한 목표일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