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호실업 / ''인라인 스케이트'' ]]


권동칠 <사장>

신발제조업체인 부산의 성호실업은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

특히 이 회사의 등산화 브랜드인 트렉스타와 일자형 롤러스케이트인
인라인스케이트화는 해외시장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성호실업의 고유 상표인 트렉스타는 트레킹(Trekking)과 스타(Star)의
합성어.

험난한 산행을 할때나 하얀 눈위를 달릴때 길을 밝혀주는 별이란 뜻이다.

이는 별처럼 빛나며 믿을 수 있는 고객의 동반자가 되고자 하는 기업
의지와 신뢰성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지난해 신발 완제품 6천5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한 성호실업은 올해
수출목표를 무려 1억달러로 잡고 있다.

부산의 신발업체들이 대부분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으로 수출목표를 크게 높여 잡았다.

이같은 자신감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추구하는 품질우선주의와 <>3~4년뒤 세계
신발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창의력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기술투자 등이 그것이다.

이런 바탕때문에 성호실업이 수출하고 있는 등산화와 인라인스케이트화
등은 3년전 세계시장에 선보인 뒤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88년 동호실업으로 출발했다.

부산의 대표적 신발업체인 (주)세원에 몸담았던 권동칠(권동칠)사장이
독립해 창업한 것.

동호실업이 신발시장에서 첫 승부를 건 품목은 등산화였다.

일반 운동화보다는 전문 등산화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전망이 밝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처음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시작해 89년 5백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고 현재의 이름으로 회사명을 바꾼 91년엔 1천만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그러나 92년 이후 부산지역의 신발업체가 인건비 압박등으로 연쇄도산하는
등 신발업계에 불황한파가 몰아닥치자 동호실업은 획기적인 변신을 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존의 생산방식으로는 더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에 착수한 것. 그 첫번째 작품이 바로 이번에 우수수출상품으로
선정된 인라인 스케이트화이다.

인라인 스케이트화는 일자형 롤러스케이트로 미국의 K2사 브랜드 제품.

기존의 일자형 롤러스케이트와는 달리 신발부분에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주로 헝겊을 사용해 가볍게 만들었다.

그래서 땀 흡수가 잘되고 발이 편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런 특징때문에 93년 7월 1천켤레를 샘플 판매한 이래 작년엔
1백30만족켤레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성호실업은 그동안 트렉스타와 인라인스케이트등 히트상품으로 거둔
성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해외진출과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95년 8월엔 중국 천진에 공장을 설립해 해외생산체제를 구축했다.

또 현재 자체상표인 트렉스타가 전체 매출액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비중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판매망을 크게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 2백여개 등산전문 특약점과 무주리조트 등 5개 스키장과도
직거래하고 있다.

또 OEM으로 일본 최대 스키용품 제조회사인 나라스포츠에 지난 95년부터
스노보딩화를 공급해 일본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성호실업은 최근 (주)트렉스타를 설립해 제2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모기업인 성호실업은 수출을 전담하고 (주)트렉스타는 내수판매를 맡아
명실상부한 종합 신발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특수화 생산만으론 시장개척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고어텍스를
사용해 방습및 투습효과가 뛰어난 평상화 개념의 신제품을 개발해 시판을
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성호실업의 성공 케이스는 세계 시장수요를 예측해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한다면 구조적인 불황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을 만한 것이다.

한편 성호실업은 제품의 다양화와 고급화를 통해 2000년까지 자체브랜드
비중을 70%선까지 끌어 올리는 한편 올핸 1천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계속 뛰고 있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