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가 대학공부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공직자들을 위해 국내 최초로
시청에 야간대학 강좌를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정형편 등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한 공직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에
착안해서 지난해 3월부터 정규 야간전문대 과정을 운용하고 있는 것.

경원전문대와의 협약으로 개설된 "시청 대학교 경영학과"는 구리시청
3층 회의실을 강의실 삼아 20대 신세대 공무원에서 50대 과장에 이르기까지
34명의 공무원들에게 배움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구리시청 대학교의 특징은 일반전문대와 동일한 정규 과정이라서 학사업무
처리를 비롯한 교과이수 전과정이 엄격하게 관리된다는 점이다.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4시간동안 수업이 진행되며 1학년
(14명)은 경영학원론 등 10개과목을, 2학년(18명)은 경영분석 등 7개
과목을 듣고 있다.

중간 기말고사는 기본이고 학과공부에 필요한 각종 리포트나 자료 등도
꼬박꼬박 제출한다.

시의 지원 역시 만학열기만큼 뜨거워서 3층 회의실을 전용강의실로
배정해 주는 것은 물론 학생 및 교직원들을 위해 야간식사까지 제공하고
있다.

뒤늦게 대학진학의 꿈을 실현한 조규수(문화공보실)씨는 "일과를 마친
뒤에 다시 정규 수업공부를 한다는게 조금 힘들긴 하지만 너무 재미있다"며
"2년 과정을 모두 마친 뒤에는 4년제 대학과정에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고 말했다.

1학년 반대표를 맡고 있는 시청 대학교 최고령학생 조상희 회계과장(52)은
"대학에 다니는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게 쑥쓰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떳떳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강의때마다 교수의 강의내용을 한마디도
빠뜨리지 않으려 온 신경을 집중한다"며 환히 웃었다.

시는 공무원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앞으로 강좌수를 더욱 늘리고 참여를
희망하는 S전문대 등 다른 학교의 강좌개설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