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11월 구성에 합의한뒤 러시아측 사정으로 미루어져온 제1차
한.러 경제공동위원회가 드디어 지난 8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렸다.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과 올레그 사수에프 러시아 부총리가
발표한 합의내용은 경협차관의 현물상환, 나홋카 한국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세금감면, 기타 가스개발 추진및 과학기술협력 등으로 한.러 경제협력확대를
위해 중요한 계기가 도리라고 기대한다.

러시아와 우리의 관계는 지난 90년9월 수교한뒤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에
5차례의 정상회담및 연인원 15만명에 달하는 인적교류를 실현했고 96년말
현재 교역규모가 38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급속도로 가까웠으며 그동안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 무역협정, 어업협정 등도 체결됐다.

하지만 92~96년간 우리기업의 러시아지역 투자증가율은 총해외투자증가율
28.8%에 크게 못미치는 16.2%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경제협력이 부진한
실정이다.

러시아측은 우리정부의 지원이 소극적이기 때문에 경제협력이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불만이지만 우리측은 정부주도의 투자여건 조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의 투자여건은 정치.경제적 불안정, 법과 제도의 미비,
사회간접자본의 부족, 영업정보 부족 등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정부가 러시아에 제공한 경협차관의 상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나홋카 한국공단조성이 지지부진해 두나라 정부간 신뢰관계를
손상시켰다는 점을 부인할수 없다.

다행히 최근 러시아의 투자여건은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이제는 시장경제체제를 포기할수 없는 상황이며 지난 92년에 1천5백%를
넘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에는 48%로 진정됐다.

따라서 국제통화기금(IMF)는 투자부족과 세수부진만 해결되면 러시아경제의
성장은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이번에 경협차관의 현물상환 및 나홋카 한국공단조성에 합의한 것은
두나라 경협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했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두나라 경협확대를 위해 앞으로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

특히 두가지만 들면 하나는 러시아의 열악한 기반시설 확충이며 다른
하나는 연방정부가 지방정부와 보다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이다.

우선 한국토지개발공사가 나홋카 자유경제지역안에 1백만평을 앞으로
50년동안 임차해 한국기업 전용공단을 조성하는 사업은 러시아경제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유경제특구의 모델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며 러시아 극동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그럼으로 강부총리가 밝힌대로 6개월안에 착공에 들어가 오는 99년부터
우리업체가 입주할수 있도록 러시아측이 책임진 전력 용수 도로 등
인프라스트럭춰가 제대로 갖춰지게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또한 극동 시베리아지역의 행정조직과 외국기업의 협조관계가 잘 구축돼
정부시책이나 기업및 시장정보가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