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웅은 긴장하면서 윤효상을 맞는다.

"과거에도 골프채를 만저 보신일이 있습니까"

지영웅은 일부러 모르는 척하고 그렇게 묻는다.

권옥경의 친정동생들과 직접대면을 한후 두번째로 만나보는 애인들의
남편이다.

그 인척들이다.

권옥경의 남편은 끝까지 나타나지 않고 대리인을 보내서 죽여버린다고
공갈을 쳤고 실제로 깡패들을 동원한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 지영웅은 운좋게도 그 사건을 맡은 친구가 같은 고향의
후배라서 잘 빠져 나갈수 있었다.

깡패들은 가끔 그렇게 동원들이 된다.

모두가 돈 놀음이다.

어쨌든 지영웅의 후각은 사냥개같이 예민했다.

그가 영신의 남편이라고 직감한 이상 그는 긴장을 하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대치한다.

연습이 끝나갈때 윤효상은 넌즈시 코치에게 정중하게 차를 한잔하자고
권해본다.

덕대같이 몸집이 거한 지영웅은 민가이드의 말처럼 야쿠자 같기도 하다.

윤효상은 탐미적인 기질이 있는 영신이 이 젊은 친구와 무슨 사건을
벌린것이라면 자기는 이미 패배할 각오를 해야될것이라고 잽사게
판단한다.

그는 이길수 없는 일에 승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성격이 아니다.

느낌에도 지영웅은 변강쇠 뺨치는 힘의 소유자같다.

마침 예약 손님이 없는 시간이었으므로 지코치는 선선히 그를 따라
나선다.

바로 연습장옆에 있는 칵테일바로 들어서자 그들은 구석진 자리에 마주
앉는다.

이 떡대같은 젊은이에게 영신을 빼앗긴 생각을 하면 분하기 짝이 없지만
이미 자기힘으로는 어떻게 할수가 없는 일이다.

재판에나 이자를 이용할수 밖에....

"저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윤효상은 이름과 핸드폰만 적힌 명함을 내놓다.

"저는 명함이 없는데요. 지영웅이라고 합니다"

지코치는 아주 당당하게 맞섰다.

생각보다는 외모가 수려한 윤효상을 보면서 왜 이렇게 모든 것을 갖춘
남자를 영신은 싫어하는가 바람을 피우는가 의심스러웠다.

영신은 미쓰리가 아이를 뱉다던가 남편은 조루증이라던가 그런말을
자세히 안했기 때문에 그는 영신을 순간 천하에 바람쟁인가도 생각한다.

끝까지 영신은 자기의 불행을 밝히기 싫었고 그냥 지영웅이 좋아졌다고만
표현했었다.

"골프를 아주 잘치십니다. 포옴도 아주 좋고 힘도 좋으시고 더 이상
코치를 받으실 필요가 없으십니다"

지영웅은 빨리 용건이나 말하고 돌아가시지요 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눌러 참는다.

할아버니가 가르쳐 주었었다.

"적을 만나면 정면 돌파하고 적의 취약점을 노려서 공격해야 이긴다"

그는 호시탐탐 윤효상의 입을 바라보면서 무슨말부터 꺼내는가 자기의
추측이 적중했나를 잔뜩 겨뤄본다.

사나운 호랑이의 시선이다.

라이벌을 만났을 때의 짐승의 불꽃 튀는 눈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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