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인천공장 생산3과 안기홍 그룹장 (과장급).

그는 우리나라 품질명장 1호다.

지난 91년 품질명장으로 인정받았다.

그의 일터인 인천공장에서는 살아있는 역사로도 통한다.

이 공장에서 일한지 올해로 만 20년째.

처음 입사했을땐 냉장고 라인을 까는 일부터 시작했다.

생산라인을 손금보듯이 하는 그에게 라인은 늘 새로운 도전의 장이었다.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정을 개선하는 게 가장 빠른
일이지요.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찾는 일이 바로 경쟁력을 높이는 첩경입니다"

그의 공정개선 작업중 대표적인 사례는 라인단축.

그는 지난 94년 6백80m짜리 라인을 1백80m로 줄이는 모험을 단행했다.

그 결과 시간당 생산대수는 2백40대로 이전보다 1백30대가 늘었다.

또 작업자 수도 21명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불량률 역시 10%에서 1.5%로 뚝 떨어졌다.

"시스템을 연구하다가 안되면 같이 작업을 하던 파트장들과 토의를
했지요.

대학교수님들에게도 자문을 구했고요"

안그룹장은 요즘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불량률 0.5% 달성이 그것이다.

"신공정은 머리로만 만들 수 없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안그룹장이 매년 수백건씩의 제안을 내놓았던 것도 바로 이같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안그룹장은 요즘 노사한마음추진위원회일로 바쁘다.

15명이 회원인 이 모임은 자발적인 스터디그룹.

한달에 한번씩 모여 공정혁신 등에 대해 토의한다.

또 협력업체 사원들을 대상으로 공정혁신에 대한 교육을 시키는 일도
하고 있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그동안 익힌 노하우를 전해줘야지요.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 많거든요"

안그룹장의 조용한 미소에서 살아움직이는 장인 정신을 느낄수 있었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