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

동원증권 기획실은 네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기획팀 경영관리팀 업무개발팀 홍보팀으로 중장기적인 경영전략과 비전
제시를 위한 각종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주요 부서다.

그래서 기획실의 네팀은 각 팀장을 주축으로 서로의 업무를 조화시키고
추진해나가는 긴밀한 협조체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수 있다.

그래서 기획팀장인 박래신 차장이 제안하여 2개월에 한번씩 주말을
이용해 근교의 산을 오르는 모임을 만들었고 그래서 생긴 이름이
"기사회"다.

모임 명칭에 대한 몇가지 안을 놓고 갑론을박 끝에 붙여진 이름으로
우선 "백마탄 기사들의 모임"인것 같기도 하고 "기사회생"의 앞글자
같아서 어떤 난관도 슬기롭게 이겨낼수 있다는 뜻도 있으니 두말없이
동의를 했다.

벌써 세번째 등반을 했으니 6개월정도 모임을 가진 셈이다.

처음에는 부담 없이 산에 오르고 업무얘기를 안주삼아 파전과 막걸리로
우의를 다진 후에 두번째 산행부터는 공동현안에 대한 일정 주제를 놓고
토론을 했다.

주말에 업무얘기가 나오니까 처음엔 서로 눈치만 살피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자 평소엔 하지 못했던 말을 거침없이 토로했고 홍보실장인 내가
정리해서 직원들에게 회람시켰더니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우리들이 하는 얘기는 주로 회사 경영에 대한 것이 주류지만 가끔은
개인의 애로나 가정에 대한 얘기까지 나왔고 그래서 연배가 엇비슷한
사람끼리 통하는 맛도 새롭게 느낄수 있었다.

여기 게재한 사진은 두 번째 모임인 지난 4월중순 북한산에 올랐을 때의
사진이다.

직장인이 하루의 절반이상을 회사에서 보내고 매일 마주하고 있지만
사무실 공간을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갖는 난상토론이 이렇듯
상큼한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잘난놈도 못난놈도 없건만 서로의 입장을 바꿔놓고
삶의 밭을 가꾸듯이 살아가면 정말 좋은 만남은 얼마든지 많을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