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철홍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97 GD전 심사위원장>

올 GD전은 산업기계류와 생활용품류 출품이 늘고 품목이 다양해진데다
디자인의 질적수준도 고루 향상돼 고무적이었다.

다만 불황의 여파로 기업들의 신상품 개발이 저조해서인지 지난해에
비해 출품작수가 30%가량 줄어든 점이 아쉬웠다.

올해 특징이라 한다면 예년과 달리 국내 자동차 4사가 모두 신상품을
출품한 것이다.

가전제품이 아니면 GD선정이나 수상후보에 들기조차 힘들었던 GD전
초창기와 비교하면 올해처럼 전동공구나 의료기기, 중장비와 자동차 등
디자인의 고부가가치 창출효과를 확연히 보여주는 상품들이 많아진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는 또 중소기업 제품의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올해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은 모두 자동차에 돌아갔다.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살펴본 디자이너의 의도와 실제로 표현된 디자인,
그리고 그 상품의 우수성이 인정돼 심사위원들이 최고상에 표를 던지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이는 시대의 흐름이자 전국민의 생활속에 디자인이 정착되고 생활화되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올해 GD상품 선정을 위한 심사는 매우 까다로웠다.

3차에 걸쳐 단계적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기능성 심미성 경제성 등을
고루 갖춘 상품을 가려뽑기위해 노력했다.

국내외의 다른 상품을 모방했는지 여부도 신중히 검토했다.

특히 수상후보작품에 대해서는 특허청에 모방여부 조사를 의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