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훈련으로 불황의 벽을 뛰어 넘자.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경제위기를 헤쳐나가자는 이색 극기훈련이
기업체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해병대, 가나안 농군학교, 인공암벽타기, 산악행군등 기업체들의
정신무장법도 갖가지.

올 여름 기업체들사이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지옥"은 해병대.

지난달말 첫 개설된 "해병대 캠프"에는 한화그룹, 현대중공업, SK텔레콤,
효성기계 서비스등 직원들을 단체 입대시키겠다는 기업체들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신청업체들이 너무 많아 올 여름캠프에서 다 수용할수 없을 정도"(해군
관계자)다.

해병대 입소 첫 테이프를 끊은 기업은 SK텔레콤과 한일은행.

이들 기업체 직원들은 지난6월 30일부터 포항, 백령도, 김포지역에서
"귀신도 잡는다"는 해병대 훈련을 받고 있다.

누워 온몸비틀기, 외줄타기, 헬기에서 줄 하나만 잡고 뛰어내리는
레펠훈련.

교육내용은 말만들어도 정신이 버쩍드는 혹독한 유격훈련으로 짜여져 있다.

한화그룹 직원 1백여명도 오는 7월21일부터 4박5일의 일정으로 "해병대
지옥훈련"을 받게 되며, 현대중공업, 애경유화, 효성기계서비스 등의
직원들도 입영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검약과 노동정신을 고취하는데는 가나안 농군학교가 직효.

신원그룹은 매주 30여명씩 4박5일간 가나안 농군학교에 입교시키고 있다.

현대그룹도 올초부터 지난 5월까지 신입사원 3백명의 가나안 농군학교
입교교육을 마쳤다.

밭메기등 노동은 물론 비누 한번만 묻히기, 세수한 물 다시 쓰기, 반찬은
3가지 이하등 "짠돌이"정신을 배우는 것.

이동할때는 반드시 구보상태로 뛰어다닐 정도니 마음이 헤이해질 틈이
없다.

자연히"근면과 근로정신이 철저히 몸에 밴다"(신원그룹 기획조정실
김경자 대리).

실제로 신원그룹이 최근 가나안 농군학교에 입교했던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효과를 조사한 결과 약 70%가 업무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무박 산악행군으로 서비스 정신을 다지는 기업도 있다.

삼성전자 국내영업본부 C/S센터 영업직원 2천여명은 지난달 강원도 보광
휘닉스 파크내 "태기산"10Km를 무박2일로 행군하는 "영업사원 전진대회"를
열었다.

OB맥주는 "인공암벽등반"이라는 이색레포츠를 동원한 경우.

OB맥주 유병택 사장은 지난달 직원들과 함께 신촌에서 인공 암벽타기에
도전했다.

인공암벽타기는 지구력과 인내력, 그리고 순발력을 요구하는 종합운동.

탁월한 순간판단이 중요한 두뇌스포츠이기 때문에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경영자들의 정신 훈련으로는 만점이다.

E랜드 그룹이 이달말께 신입사원 2백여명에게 실시하는 "특판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는 이색 정신교육.

E랜드는 5-6명씩 팀을 꾸려 팀당 재고의류 6박스씩을 나눠준뒤 경기도
인근지역에 떨어뜨린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조건 다 팔아와야 하는 것.

특히별 어려움 없이 자란 X세대 신입사원들에게는 이런 "무자비한"
정신교육이 기업들의 치열한판매전쟁터로 나가기 위한 필수적인
사전운동이라고 기업체 교육담당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노혜령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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