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정 < 한일산업협력재단 이사 >


민선지방자치가 실시된지 2년이 지난 6월 초순 전주에서 개최된 제4회
한.일 경제교류회의가 있었다.

규슈지역에서 온 40여명의 대표단들은 한국과의 경제교류에 큰 관심을
갖고 한국과 자매관계를 맺고 있는 19개 지방자치단체와의 경제회의를 올
가을 개최하자고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었다.

규슈지역은 일본열도의 제일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섬으로 우리나라가
대일무역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규슈경제교류회의를 통해 규슈의 공업도시인 북규슈시를
중심으로 퇴직기술자 초청사업, 중소기업기술자의 일본연수사업,
상품구매단의 유치 및 수출촉진단의 파견사업, 상품전시회, 산업협력단
교류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었다.

일본규슈지역의 19개 지방정부와 우리 지방정부는 오래전부터 자매관계를
맺고 있으나 그동안 교류형태가 문화 스포츠 등에 국한되어 있었다.

규슈통산국에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우리와의
경제교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도 지방정부 지역상공회의소 등이 전면에 나서 지방단위 경제교류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북규슈시와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교류모델사업의 활성화는
향후 각 지자체 민간기업간 교역 투자및 기술제휴 등의 협력으로 발전하는
기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지역간의 경제교류사업은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의
재정지원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활용을
기대한다.

92년에 양국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설립된 한.일산업재단은 매년 양국
정부로부터 12억엔(약 90억원 상당)의 국고지원을 받아 한.일 산업협력
사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으며 북규슈시와의 모델사업도 대부분
양국재단의 자금지원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한.일경제협력의 성공비결은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신뢰관계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만남과 교류가 필요하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된지 2년,각 지자체는 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이번 회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규슈지역의 적극적인 경제협력요청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또한 지역소재 중소기업이 직접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새로운 경제협력
사업이 지방정부 주도로 개발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중앙정부는
물론 중앙의 유관기관들도 정보나 경제협력을 위한 노하우 등의 제공에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