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지난 92년부터 본격적으로 히트상품을 선정, 발표해왔다.

비록 5년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그간에 히트상품의 대열에 올랐던 제품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 실감할수 있다.

또 소비자들의 수요가 다양해져 제품들의 라이프사이클이 무척 짧아지는
것도 한눈에 알수 있다.

각 사의 신제품 개발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히트상품들의 변화는 아무래도 정보통신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92년 정보통신분야에서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상품은 데이콤의 국제전화
002였다.

93년 상반기에는 뉴텍컴퓨터가 선정됐다.

94년에는 새로운 무선통신기기인 삐삐가 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랐다.

96년 지난해 상반기에는 한층 발전된 통신기기인 핸드폰(삼성 애니콜)이
선정됐고 연말의 마케팅상부문에서는 한국이동통신의 011광고가
크리에이티브상을 받았다.

올해는 또다른 신상품이 등장했다.

말그대로 새로운 흐름을 반영하듯 뉴트렌드상에 한국통신의 시티폰이
선정된 것이다.

정보통신분야의 히트상품변천사를 보면 한국의 정보통신발전사를 그대로
보고있는 느낌이다.

올연말이나 내년에는 또 어떤 상품이 새로 개발돼 히트상품의 선정심사를
기다리게될까.

전자제품분야에서 히트상품을 수상한 제품들은 우리나라 가전의 신기술
발전사를 그대로 보여준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등 가전 3사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거의 해마다
새로운 기술을 채택한 제품들이 등장,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우전자가 개발한 공기방울세탁기는 92, 95년 연속으로 히트상품으로
선정, 대우의 기술력을 인정받게했다.

여기에 맞서 당시 금성사는 카오스이론을 도입, 세탁력을 강화한
카오스세탁기로 인기를 끌어 93년에 대우와 함께 히트상품에 선정됐다.

여기에 뒤질세라 삼성전자 역시 빨래엉킴을 방지하고 손으로 빤듯이
깨끗하게 세탁해주는 손빨래세탁기를 선보여 95년도 히트상품으로 뽑혔다.

냉장고와 TV분야에서도 이들 가전 3사의 신기술개발경쟁은 치열했다.

93년 상반기 금성사의 김장독냉장고, 삼성의 위너VTR, 대우의 임팩트TV,
94년 대우전자의 입체냉장고 탱크, 96년 상반기 LG의 싱싱나라냉장고,
그리고 올해 상반기 삼성TV 명품+1까지 히트상품의 발전사는 그대로 한국
가전제품의 발전사를 보여준다.

자동차는 현대의 절대 우세속에 쌍용이 이따금씩 히트상품을 만들어냈다.

현대는 엘란트라(92년), 쏘나타(93, 94년), 아반떼(95년), 티뷰론(96년)
으로 자동차부문의 히트상품을 독식하다시피해 자동차업계 최강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외에는 쌍용의 무쏘(93, 94년)가 선정됐을 뿐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자동차분야에서 놀란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현대의 제품이 눈에 띄지않고 대신 이제까지 한번도 히트상품을 받지못했던
대우자동차가 레간자로 최고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식품 생활용품분야에서는 건강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추세가 제품개발에도
반영돼왔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다.

럭키화학의 한스푼세제(92년), 삼성전자의 그린컴퓨터(94년)는 환경에
도움을 준다는 컨셉트가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받았다.

또 엔젤녹즙기(93, 94년 상반기), 제일제당의 컨디션(94년),
풀무원다이어트(96년 상반기), 한국야쿠르트의 메치니코프(96년)등은
소비자의 건강중시 경향에 힙입어 히트한 상품들이다.

이밖에 음료부문에서 히트상품을 수상한 제품들인 해태음료의
후레쉬100능금쥬스(93년 상반기), 비락식혜(95년), 가을대추(96년 상반기)
등도 맛과 함께 건강을 세일즈포인트로 삼았던 제품들이다.

술은 어느 분야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했다.

OB맥주 조선맥주 진로가 3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방소주업체인 보해가
김삿갓이라는 특이한 제품으로 히트상품을 받기도했다.

조선맥주의 하이트(93, 94, 95년)가 3년 연속 히트상품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자 OB맥주는 오비라거(96년 상반기)로 다시 맹반격에 나섰다.

진로는 참나무통맑은소주로 96년도 대상을 차지, 소주에서 기술개발력을
유감없이 나타냈다.

한편 도서와 영화에서는 복고풍이 두드러졌다.

서편제(93년 상반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94년 상반기)
은행나무침대(96년 상반기) 아버지(97년 상반기)등이 90년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복고풍에 힘입어 히트상품의 대열에 올랐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