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신용분석과 현금 흐름 ]

- 김명철 < 삼덕회계법인 공인회계사 >

기업에 있어서 현금은 인체에 비유할 때 혈액과 같은 것으로서 현금이
부족하거나 그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기업운영이 매우 어려워지고
심하면 도산에까지 이르게 된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지급능력평가는 유동성분석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유동성이란 기업이 자산을 단기간에 현금화시키는 능력을 말하며 유동성은
특히 단기지급능력을 평가하는데 매우 유용한 지표로 이용돼왔으며 그
대표적인 비율이 유동비율이다.

유동비율의 큰 문제점은 재고자산의 현금화속도와 현금화 확실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재고자산을 제외한 당좌자산과 유동부채를 대비하는 당좌비율이 사용되지만
이 역시 매출채권의 현금화속도와 현금화 확실성문제를 가지고 있으므로
비율분석은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고 하겠다.

실제로 최근 어려움에 처한 많은 국내기업들의 예를 보면 유동비율이나
당좌비율이 동업계수준과 비교해 볼 때 전혀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도
내지는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있다.

각 은행에서는 지난 94년12월에 은행연합회에서 제시한 "현금수지분석표"
라는 양식을 통하여 현금흐름분석을 행하고 있다.

현금수지분석표에는 손익계산서 항목과 이에 관련되는 대차대조표항목이
같이 나타나는 내용으로서 "직접법"에 의한 기업의 현금흐름을 분석하게
된다.

최근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의 현금수지분석을 행하여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영업활동후의 현금흐름액이 최근 수년동안 대단히 불량하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현금흐름표의 유용성이 입증된 셈이다.

부실기업의 대부분이 재무제표를 분식하게 되는데 재무제표의 분식방법은
자산.부채의 전과목에 걸쳐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각과목의 명세표를
입수하기 전에는 밝혀내기가 어려우나 동기업의 현금흐름표와 재무비율
추세를 살펴보게 되면 어느정도 분식의 내용을 추정할 수는 있다.

만약 기업이 당기순이익을 시현하기 위하여 재고자산을 과대계상하거나
감가상각을 과소계상할 경우 손익계산서는 분식할 수 있어도 현금흐름표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분식할 수 없다.

오히려 분식기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법인세부담분만큼 더욱 악화되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