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국의 돌파구" "산업구조 조정의 핵심" "일본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

각계각층에서 나오고 있는 벤처산업에 대한 기대어린 말들이다.

벤처산업이 과연 한국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고 국경없는 완전경쟁 시대를
맞아 한국의 미래를 기약하는 모티브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세계화 물결속에서 기업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불확실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WTO체제의 출범으로 세계는 글로벌 자유경쟁 국면으로 돌입하고 있다.

이같은 경제전쟁의 속성은 바로 "스피드"와 "변화".

여기에 뒤지는 기업은 경쟁에서 쓰러지고 선두대열에 속하는 기업은 높은
부가가치와 생산효율성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벤처".

따라서 유망한 중소 벤처기업을 많이 육성하는 길만이 국가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정부 산업계 국민 할 것없이 모두가 바로 이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한국에도 지난해말부터 서서히 불기 시작한 벤처육성붐이 올들어 본격
불붙으면서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1백%이상 늘어나는 유망주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메디슨 등 대표적인 벤처기업들이 고도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한아시스템 등 신생업체들이 1백~6백%까지 수직성장세를 타고
있다.

또 벤처기업의 자금젖줄 역할을 하는 창업투자회사들도 창투제도 개선에
따라 벤처 창업투자의 본업에 적극 나서고 있고 신설 창투사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신기술금융회사를 제외한 53개 창투사에서만 1천6백49개기업에
1조2천3백억원을 투자지원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투자총액이 최소한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벤처캐피털 및 벤처기업 육성방향은 대체로 미국방식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벤처산업의 본고장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실리콘밸리가 미국 경제부흥의 근원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리콘밸리내 상위 1백50개 기업의 총매출은 1천4백만달러로 전년
대비 68%나 급증했다.

정부규제가 전혀 없는 자율적 풍토, 치열한 신기술 개발경쟁,
벤처캐피털의 지원 등에 힘입어서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성공적인 한국계 기업인 파워컴퓨팅사의 사례는
우리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애플사와 "클론비즈니스(동일사업)"를 펼치는 컴퓨터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창업 2년만에 매킨토시 영역에서 애플의 시장셰어를 8% 빼앗았다.

지난해 매출 2억6천만달러에서 올해는 5억달러, 내년에는 10억달러 달성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 회사의 스티브 강사장은 성장요인을 "3~6개월마다 모델을 체인지하고
최종수요자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2~3일내 직공급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워컴퓨팅의 예는 변화와 스피드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벤처산업은 바로 이 2가지 속성의 바탕위에서 성장 발전할 수 있음을
늘상 잊지말아야 한다.

이제 올상반기로 벤처의 총론은 결론이 나게된다.

"신기술.지식집약형 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이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오는 10월부터 전혀 새로운 제도와 여건이 전개된다.

따라서 올하반기부터는 각론을 연구하고 개선된 제도를 제대로 실천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단계에서 벤처산업의 핵심은 "창업"이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모험가들이 어떻게 하면 많이 기업할 수 있을
것인가에 정책 제도시행의 초점이 두어져야 한다.

정부 계획대로 오는 2003년까지 4만여개의 벤처기업을 창업 육성키 위해선
정부는 물론 산업계 언론 국민 모두 벤처산업에 대해 지속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외 주식시장 등에서 약간의 벤처버블이 있다고 해서 금방 찬물을 끼얹는
것은 결국 벤처산업 발전에 역행하는 처사가 된다고 벤처업계 종사자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정부 관련부처간 이기주의 및 비협조적 행정관행
이다.

어차피 정부가 간여할 수밖에 없다면 통산부 재경원 정통부 건교부 등
관련 부처들이 모두 "벤처부"가 돼 벤처육성의 큰 뜻을 위해 서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이제 지구촌이 벤처 경쟁시대다.

첨단기술을 갖춘 유망 벤처기업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가 국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가 됐다.

범국가적으로 벤처산업 육성에 나서야 할 때이다.

벤처산업이 한국경제의 미래를 선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 문병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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