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갓넘긴 젊은이가 광고대행사를 차렸다.

회사가 굴러가려니 자질구레한 일까지 그의 손을 기다린다.

11명의 직원월급과 사무실 임대료 등만해도 월 2천만원.

최소한 월 2억원정도의 광고를 수주해야 현상유지라도 할수 있다는 얘기다.

아침에 눈을 뜰때마다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이다.

중소기업 전문 광고대행사인 콤비콤의 공현식(31)사장.

크리에티브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광고대행사 웰컴에서 5년간
밥(?)을 먹었다.

소위 "잘 나간다"고 인정도 받았다.

그가 받았던 연봉도 동년배에 비하면 꽤 높은 수준.

대리진급도 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4월 마침내 홀로서기를 감행했다.

입사할때부터 품었던 창업의 꿈을 더이상 미룰수 없어서다.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허리에 해당합니다.

해머로 내리쳐도 까딱없을 만한 중소기업들이 수두룩해요.

그러나 튼실한 중소기업들이 대부분 마케팅과 홍보마인드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더라구요"

공현식 사장이 창업을 결행하게된 동기다.

복마전을 연상시키는 광고판에서 중소기업전문 광고대행사로서 성공할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5년여의 광고쟁이 경력.

독립의 기반을 다졌던 시기였다.

하루에도 명함을 교환하며 스쳐지났던 수십명의 사람들.

그는 이들을 흘려보내지 않았다.

반드시 1주일내에 다시 전화를 걸어 인간관계를 쌓아 나갔다.

"돈은 있다가도 없지만 인간관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게 아닙니다.

새파란 제가 회사를 차릴수 있었던 것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콤비콤의 카피라이터 황선태 국장및 이청 제작국장.

광고업계에서 알아주는 이들이다.

공사장이 믿고 일을 저지를수 있는것도 이들이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

콤비콤은 AE(기획)2명, 카피라이터 2명, 제작 2명, SP(세일즈프로모션)팀
4명, 홍보전문 1명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형 광고회사에나 있을 법한 세일즈프로모션및 홍보업무에 5명을
배정했다.

"중소기업 전문 광고대행사를 표방한만큼 고기를 낚는 방법 말고도 고기가
어디에 많은지조차 알려주는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섭니다"

콤비콤이 알려지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공사장의 구두굽이 닳을만큼 뛰어다니기도 했지만 행운도 따라줘
서울시가구협동조합 돌침대회사 학습지회사등 알토란 같은 광고주를
5개사나 영입했다.

창업 첫해 목표인 25억원의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듯.

어려움도 많다.

콤비콤도 중소기업인만큼 조그만 회사가 떠안아야 할 한계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매체에 수억원의 신탁금을 맡기지못해 광고대행수수료조차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가뭄에 콩나듯 하는 광고를 위해 수억원을 놀릴수도 없는
노릇이다.

공사장은 중소기업 광고대행사연합회결성을 통해 이러한 불이익을
극복하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콤비콤의 좌표는 "깨는 생각 튀는 광고".

여기서 광고는 광고가 아니라 광고이다.

공사장이 던지는 광고차별화선언이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맞게 평면적인 광고가 아닌 입체적인 광고를
펼쳐보이겠다는 것이다.

(02)548-3234

< 손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