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가 열리면 주민들은 기뻐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로 주민들이 도로개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시바삐
보완책 수립을 촉구하는 지역이 있다.

지난해 10월말 개통된 수도권외곽순환도로의 산본IC가 있는 산본지역.

경부고속도로등 타지역에서 수도권 외곽순환도로를 타고온 대형차량들이
하루 5만~6만대씩 산본IC를 빠져 나와 안산과 부곡 화물터미널 등지로
흩어진다.

이들 차량은 산본신도시의 중심로인 시민회관과 시청앞등을 거쳐 가기
때문에 주민들의 사고위험에 대한 불안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민회관옆 현대아파트주민 강은정(29)씨는 "넓은 대로에 대형트럭들이
신호를 무시하며 과속질주를 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할 정도"
라며 "쾌적한 신도시라더니 중심지에 과속질주가 웬말이냐"고 반문했다.

군포시의 김정배 건설과장은 "외곽도로가 현재 산본IC까지만 완공된 상태
이기 때문에 안산과 기타지역으로 가는 차량들이 이쪽으로 대거 빠져 나와
신도시가 교통민원지역이 되고 있다"며 "외곽도로의 조기완공과 우회도로
건설등을 건설교통부와 관련기관에 요청하고 있지만 별 뾰족한 대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포시는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가지 대안책을 추진중이다.

우선 광명~수인산업도로간 도로건설을 조속히 완공해 주도록 건설교통부에
계속 요청하고 있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적어도 부곡화물터미널 방면의 차량은 우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도로는 오는 2000년이 돼야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어서 당장은
도움이 되지 않는데 고민이 있다.

군포시는 이에따라 산본IC와 접속되는 우회도로의 건설을 도로공사 등에
요청하고 있으나 이마저 별다른 대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군포시는 <>수도권외곽도로의 조기추진 <>산본IC~논곡JC 사이에
신규 IC의 건설 <>도장터널과 반월IC의 입체화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업
시행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시토목계의 박중원씨는 "광역도로망 중심으로 추진되는 정부사업에 끼여
지역적인 교통문제는 해결책을 구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주민들의 민원에 시공무원들만 냉가슴을 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군포시민의 모임 김영민위원장은 "대형사업을 시행하는 정부도 사업시행
여파로 지역이 받는 고통을 미리 조사해 대안을 만들어 가는 성의를 보여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