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 아끼려 "우리 땅" 오염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도시의 외곽지역인
농촌마을이다.

그린벨트지역으로 지정 고시되어 있으므로 대규모 아파트단지나 공장이
들어서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생태계 오염이 덜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이 곳 주민들중 일부는 오염과 생태계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그다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지만 이 마을에서는 집을 지을 때
하수도를 내는 대가로 13평의 땅을 마을에 기증하든가, 아니면 13평에
해당하는 땅값을 내기로 되어있다.

그런데 이것이 아까워 땅을 내놓지 않고 하수구를 지정된 하수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내는 주민이 있는 모양이다.

이러한 하수도는 오염되지 않을 수 있는 땅을 오염시키고 만다.

땅 13평을 아끼려다 훗날 농사지을 땅마저 없어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공기오염과 수질오염등으로 생태계가 날이 갈수록 파괴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아까워 해야 할 것은 적은 몇푼의 내돈이나 한뼘의 내땅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땅"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선조들로부터 깨끗한 땅을 물려 받았다.

그런데 이 땅을 우리가 더럽혀서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서야 되겠는가.

한영실 < 부산 강서구 대저1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