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품질" "납기준수" "고객의 신뢰".

멜라민시트(열경화성 화장판) 전문업체인 메라톤(대표 성기득)이 품질경영
도입으로 얻게 된 결실이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종업원 80명의 이 회사는 중소기업이지만 품질에
관한 한 "거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백억원을 기록했고 2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특히 품질규격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 총수출물량의 95%가 팔려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루네오 현대종합목재 한샘 에넥스 등 유명 가구업체들에 납품
하고 있다.

이 회사가 품질경영을 본격 도입한 것은 지난 94년.

고급 수입제품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고 대기업의 사업참여 등 시장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품질제고 밖에 없다"고 인식한데
따른 것이다.

멜라민시트는 내열성.내마모성.내수성이 뛰어나 주방가구.사무용가구.각종
내장재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표면 마감재.

이 품목은 열경화성수지와 종이를 원자재로 사용해야 하는 화학제품의
특성상 불량률이 많다.

제품종류에 따라 광택도 질감 표면강도 등 물성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직원에게도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된다.

품질경영 도입전만 해도 고객들로부터 클레임이 와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등 종업원들의 품질향상에 대한 마인드가 미미한 상태였다.

메라톤은 이같은 상황에서 제품 생산공정에 "품질실명제"를 도입했다.

품질실명제란 최일선 작업자로 하여금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이다.

종업원 개개인이 각 생산공정에서 작업조건과 내용을 기록하고 불량이
생겼을 경우 그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토록 하는 품질의식 고취 시스템을
구축한 것.

특히 공정라인의 문제해결방법을 팀장및 팀원이 모든 권한을 갖고 해결해
나갈수 있도록 했다.

생산공정라인도 단순화시켰다.

성형된 제품을 마무리하는 절단공정의 경우 종래에는 시트를 절단기 위에
올려놓고 수작업으로 4면을 절단했으나 4면을 동시에 자동 절단할수 있는
방법을 개발, 시간및 인건비, 절단분량 등의 감소효과를 거뒀다.

또한 "1천2백20 x 2천4백40mm"의 표준치수를 3등분 4등분 할수있는 일괄
작업체제를 만들었다.

작업과정을 세분화 단순화시킴으로써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처할수있게 됐다.

이와 함께 회사규격 48개 개정, 신규 16개 제정 등 각종 사내표준을 전면
제, 개정하는 등 사내 품질보증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종래 2.5%이던 불량률이 0.5%이하로 떨어졌고 지난해 10월
부터 올 4월까지 6개월동안 생산성이 17.6% 증가, 매출 증대 26억원의 효과를
올렸다.

이 기간중 원가절감액만도 1억5천만원에 이른다.

고객으로부터의 클레임 또한 월3~4건에서 월1건이하로 줄어들었다.

"부서별로 책임과 권한 업무에 대한 절차가 확실해졌고 그동안 구두로
해오던 생산공정의 실행과정 등을 문서화 표준화했기 때문에 업무의 효율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성사장이 밝힌 품질경영 도입이후의 달라진 내용이다.

메라톤은 요즘 불경기임에도 밝은 기대에 차있다.

지난해 개발, 내놓은 온돌마루재인 "메라톤후로아"의 주문이 날로 늘고
있고 최근엔 바이오기능 항충항균기능 바퀴벌레회피기능 전자파기능 등 복합
기능을 갖춘 멜라민시트의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오는 8월초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 고품질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성사장의 각오이다.

메라톤은 올해 1백50억원의 매출과 2백50만달러의 수출을 각각 기대하고
있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