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불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각종
위원회를 정비하고 실.국간의 업무협조 및 정보공유 활성화방안을 마련하는
등 체제정비에 착수했다.

재정경제원은 28일 현재 재경원 장관 및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22개
경제위원회중 4개위원회는 폐지하고 4개 위원회는 위원장 직급을 현행
차관급에서 1급으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폐지되는 위원회는 부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물가안정위원회를 비롯해
주택정책심의위원회 경제사회발전계획조정위원회 국채관리기금운용심의회
등이며 이들 위원회에서 논의됐던 사안은 앞으로는 경제장관회의나 경제차관
회의에서 다루기로 했다.

또 관세심의위원회 보험심의위원회 민영화추진대책위원회 재정자금운용
심의회 등은 위원장직급이 하향조정돼 차관보급이 위원장을 맡게 된다.

재경원 관계자는 "각종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위원회가 신설되는 등
위원회가 난립함으로써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합의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회의시간 지연으로 행정력을 낭비하는 위원회를 우선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요사안은 경제장차관회의가 다룰 수 있는 만큼 나머지
위원회에 대해서도 향후 실용성을 고려해 통폐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경원은 이와함께 지난 94년말 통합발족된 이후 내부의사결정과정에서
실.국간 사전협조와 정보공유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실.국간 업무협조와 정보공유활성화 요령"을 마련,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재경원은 우선 실.국간 업무협조체제의 구축을 위해 실.국별 정책협조
대상이 되는 단위업무를 1백46개로 정하고 협조부서와 사전사후 협조사항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또 실.국간 정보공유가 필요한 82개 부문의 정보를 포괄적으로 목록화하는
한편 정보의 이용범위가 넓고 기록보존 및 경비절감효과가 큰 정보는 데이터
베이스화하기로 했다.

재경원이 이처럼 세세한 행동지침까지 마련하기로 한 것은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이 통합된지 2년반이나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정서적인 융화가
제대로 안돼 사소한 불협화음이 계속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국간 인사장벽이 여전히 높아 "화학적결합"에 이르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는 많은 위원회도 당초
대폭 정비할 방침이었으나 22개중 4개를 폐지하는데 그쳐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9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