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총선 1차투표에서 사회당 증산당등 좌파연합이 40.2%의 특표율을
기록.

집권 증도우좌연합을 3.7%포인트차로 누른 것으로 나타냈다.

프랑스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에 아직 어느 쪽이 다사당이 될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의회 해산전 5백77석중 4백64석(공화국연합 2백58석
프랑스민주동맹 2백6석)을 갖고있었던 중도우파연합이 참패한 것은 분명하다.

1차투표결과가 밝혀지자 알랭 쥐페총리가 오는 6월1일 실시된 2차투표에
관계없이 사암한다고 발표한것도 바로 그런 점에서 당연하다.

프랑스 총선 1차투표결과는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표피적으로 본다면 미국 대통령선거,영국 총선에서의 노동당승리에
이은 진보적 정당의 또하나의 승리라고도 풀이할수 있다.

그러나 각국 선거결과를 좀더 냉정하게 따져보면 그전 해석은 지나치게
도식적이고 설득력이 없다는게 드러난다.

영국 노동단의 승리가 노조와의 결별을 선언하는등 우경화를 분명히한
결과였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렇다.

우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선거가 하나같이 "경제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본다.

대통령선거에 승리한데 이어 정치자금모금등 각가지 스캔들속에서도
클린턴의 인기가 치솟고있는 것은 미국경제가 잘돌아가고 있기때문이란건
일반적인 인식이다.

높은 경제성장, 안정된 물가, 이를 반영하는 물가의 주가 최고치행진이
계속되는한 유권자의 집권자에대한 신치와 애정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노동당집권이 주는 메시지 또한 마찬가지다.

오랜 동반자관계였던 노조와 선을 긋고 적대당의 정책이었던 대처리즘의
승제를 분명히한 새 강령, 경제원칙에 충실하겠다는 바로 그 자세가 집권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이념에 대한 현실경제의 승리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 총선 1차투표 역시 그렇다.

사상 최고수준인 12.8%의 실업률속에서 뚜렷한 해결방안도 제시하지
못한 집권당이 승리했다면 오리혀 이상한 일이다.

어떻게든 변화를 추구할 것은 유권자의 당면한 선택이다.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 옳으냐,왼쪽으로 가는 것이 옳으냐는 것은
다음다음 문제다.

바로 그런 점에서 프랑스총선결과는 좌파의 승리라고 그 "방향"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집권당에 대해 경제 운용결과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경제정책이 정권의 향배를 가늠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확인시켜줬다고도 볼 수 있다.

바로 그런 인식을 토대로 우리 정치권을 지켜보면 정말 한심하기만 하다.

벌써 몇달째 한보-김현철-대선자금에 매달려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을 뿐
민생문제에 대해서는 여.야 하나같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날로 높아가는 실업률 높은 부도률로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신용질서등 경제현실에 능동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또 그렇다
치더라도, 중앙은행과 재경원간 시각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는 금융개혁방안
등 현안화한 제도개선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무관심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정치권의 자세는 놀랍다.

정치의 본령이 국민생활을 위하는 것이라는 점을 정치인들은 되새겨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