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외국인들이 투자하기 싫은 나라로 알려진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 4월까지 외국인 투자실적은 총3백38건,
36억8천7백만달러로 95년과 96년의 연간실적을 크게 상회했다.

외국인직접투자는 93년의 10억4천4백만달러에서 94년 13억1천7백만달러
95년과 96년에는 각각 19억4천1백만달러와 32억3백만달러를 기록, 매년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투자금액절대치가 워낙 적어 증가율이 높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올들어 외국인 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특히 4월에는 1개월간의
투자규모로는 사상최대인 15억6천만달러에 달한 것은 어쨋든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일은 세계각국은 선후진국을 불문하고
외국인투자유치에 주력하고 있고 투자유치규모도 우리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는 사실이다.

94년을 기준으로 할 때 미국이 4백94억달러, 프랑스와 영국이 각각
1백69억달러, 1백2억달러를 유치했는가 하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도
우리보다 훨씬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그동안 계속 추진해온 업종개방의 확대,
투자절차의 간소화 및 외국인투자지원제도확충 등에 따른 외국인투자환경
개선 때문이라는게 재경원의 설명이다.

이러한 정부당국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기업인들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고임금.고지가 등 고비용에다 각종행정규제는 규제완화라는 이름하에서도
뿌리내리고 있지 않은가.

올들어 4월까지의 외국인직접투자는 제조업비중이 건수로는 64.5%,
금액으로는 74.2%에 달하고 있다.

1억달러이상 투자내용을 보면 숙박업 2건에 15억달러, 도소매업 1건에
6억8천만달러로 3건의 투자금액이 전체의 59%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정부가 권장해온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고
또 위험부담이 적은 업종에 외국인투자가 몰릴수밖에 없는 환경을 우리가
조성하고 있는데서 나타난 결과다.

지난 3월 코리아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재일교포 한국투자실태에 관한
설문"에서 일반외국인투자자들보다 비교적 높은 투자의욕을 갖고있는
재일교포들에게 조차도 한국은 고임금.고금리 때문에 투자환경이 나쁘다고
인식하고 있고 향후 유망투자업종은 유통업과 관광.레저정보통신분야라고
지적된바 있다.

이미 한국의 대기업은 물론 외국계기업이 한국유통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올 외국인 투자내용은 이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것이 한국에서 돈벌이가 되는 업종은 유통업이외에는 별로 없다는걸
의미하는 것이라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유통업 서비스업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해갈 것이지만 제조업의 발전과
함께 이들 업종이 발전되지 않으면 안된다.

신기술과 경영기법을 가진 외국인투자의 필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지만 외국인 투자규모의 증가에 만족할 일이 아니다.

진정코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한다.

그렇게 되면 국내기업은 물론 외국기업인들이 몰려오게 돼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