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체 대표들의 면면은 화려하다기 보다는 묵직한 느낌을 준다.

발빠른 판단이나 저돌적인 영업력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눈과 냉철한
통찰력이 필요한 업종의 특성 때문이다.

전공은 화학공학과를 중심으로 한 공학쪽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기술도입 초기부터 관여해와 공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사장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경제관료를 역임한 인물도 두명이나 된다.

김흥기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경제기획원차관과 산업은행총재를 역임했고
이동훈 남해화학 사장은 상공자원부차관을 지냈다.

LG화학의 성재갑 부회장은 입사이후 35년간 화학 한우물만 파온 국내 화학
업계의 산증인이다.

본사보다 전국 8개 사업장과 해외지사 등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은 현장
경영의 실천자로 유명하다.

요즘엔 98년까지 전사업부문에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대대
적인 경영혁신활동인 TA(Turn Around : 정기보수)를 주도하느라 더 바빠졌다.

동양화학 권석명 사장은 동양화학그룹 이회림 명예회장과 이수영 회장
2대에 걸쳐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소다회 사업 초창기부터 온몸을 바쳐 일하면서 동고동락해왔기 때문이다.

손건래 동부한농화학 사장은 산업은행에 근무하다 동부그룹에 스카우트된
영입 케이스.

미륭건설(현 동부건설) 동부제강 한국자동차보험 등 주요계열사를 두루
맡아왔다.

남해화학 이동훈 사장은 상공자원부(현 통상산업부)차관을 역임한 경제
관료 출신.

한국수출보험공사를 설립해 초대사장을 지냈고 생산성본부 회장을 역임해
신경영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이론가이기도 하다.

지난해말 신라호텔대표에서 자리를 옮긴 박영구 삼성정밀화학 대표는
호텔맨 출신답게 화학업계에서는 다소 튀는 인물.

별명도 "아이디어 뱅크" "허리케인박" 등으로 신세대 냄새가 물씬 풍긴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뜯어고치기 위해 본인이 앞장서서 젊은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어서다.

금호석유화학 김흥기 회장은 전매청장 재무부차관 경제기획원차관 산업
은행총재 등을 역임한 경제관료 출신답게 스케일이 큰 경영인이다.

89년 금호그룹에 합류한 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화작업의 밑그림을
부지런히 그려왔다.

김찬욱 이수화학 부회장은 화학관련 제조업체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대한석유공사(현 유공)에서 생산부장까지 지냈고 제철화학사장 코람프라
스틱사장 이수화학사장 이수전자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룹출범 1차 연도인 올해를 "세계속의 이수"로 도약하기 위한 공격경영의
해로 삼아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안병철 고려종합화학 사장은 지난 61년 한양대 화공과 졸업과 함께 충주
비료(현 한국종합화학)에 입사해 화학업종에만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86년 고려종합화학 이사대우로 고합그룹에 입사한 이후 울산지역본부장
등을 거치며 그룹 구조재구축작업을 현장에서 이끌어왔다.

추지석 효성바스프 사장은 해외사업과 플랜트사업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국제통.

한국발포스티렌재활용협회장을 맡아 스티로폼재활용을 위한 분리수거의
범국가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윤대욱 유공옥시케미칼 사장은 지난 62년 대한석유공사 공채 1기로 입사한
정통 엔지니어.

91년 유공옥시케미칼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1천억원에 이르는 누적적자를
3년만에 흑자기조로 전환시키는 발군의 경영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코오롱유화 강관 사장은 코오롱그룹에선 "수재"경영인으로 불린다.

다소 무리한 목표를 설정해 도전함으로써 자기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행동파로 실전 경험을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이관용 한화바스프우레탄 사장은 한화종합화학의 사업개발실장과 공장장
등을 역임한 기획과 기술개발의 전문가다.

치밀한 계산과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져 지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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