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하는데 별도의 자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 사업을
갖는 일이 누구나 할수 있는 것처럼 쉬운 일도 아닙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정말 나에게 맞는 사업아이템은 무엇인지, 동원 가능한
자금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 충분히 사전검토를 한후 창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국여성창업대학원은 예비창업자들, 특히 주부들을 중심으로 점포물색
계약 인테리어 물품구입까지 창업과 관련한 제반업무를 도맡아 처리해주는
창업대행센터.

이 곳의 양혜숙 원장은 사회생활 경험이 별로 없는 여성창업의 경우 특히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것을 강조한다.

"집을 살때나 전세계약을 할때 우리는 갖고 있는 돈이 얼마인지, 원하는
평수가 얼마인지 등에 대해 공인중개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잖아요.

창업도 마찬가지죠.

아니 이보다 더 중요할수 있습니다.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인 만큼 아무리 준비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경기흐름을 정확하게 짚고 소위 "되는 사업"과 "한물 간 사업"이 무엇인지
분석할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첫번째 조건이라고.

주위에서 잘 된다고 앞뒤 재지 않고 덤벼들다가 적지 않은 초기 투자비만
날리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양원장은 충고한다.

양원장이 최근 유망업종으로 꼽는 것은 패션 액세서리 즉석동화와 같은
어린이 관련사업, 향수와 같은 감각관련사업, 그리고 목욕용품 관련사업
등이다.

즉석김밥이나 치킨점과 같은 먹거리 사업도 추천할만 하지만 여기에는
주의사항이 따른다.

"먹는 장사를 할 경우엔 다른 곳과 차별성을 가질 만큼의 요리솜씨를
본인이나 동업자가 갖고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진공바비큐기계처럼 일정한 맛을 내는 요리기구를 갖추고 있어야
하구요.

그렇지 못하면 이들 먹는 업종은 가뜩이나 포화상태라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이와 함께 약간만 발상의 전환도 내사업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단순히 꽃집을 운영하기 보다는 꽃꽂이 소품도 함께 팔면서
꽃인테리어 꽃배달을 병행하는 것도 소득을 높일수 있는 한 방법이죠"

그러나 일종의 붐처럼 창업쪽으로 몰리는 데 대해선 양원장도 부정적 입장
이다.

"적은 자본으로 떼돈을 벌었다는 성공사례를 매스컴을 통해 보고 "사업을
하면 나도 쉽게 돈을 벌수 있겠다"는 허황된 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적자를 내거나 혹은 그저 현상유지 하는 정도로
가게를 운영하는 경우가 전체창업자의 70%나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의 창업붐에서 거품을 제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양원장은 지적한다.

이를 위해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을 떠난 사람을 위한 사회적 재취업의 장이
구조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게 양원장의 생각.

또 창업과 관련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학에 이와 관련한
학과를 개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양원장은 말한다.

< 김재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