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호


정부가 규제개혁 기본법안을 만든다 하고, 민간단체인 전국
경영인연합회에서도 규제해제에 관한 획기적인 안을 마련중이라 한다.

언론에서도 규제법치주의로 성과가 있겠느냐는 불충분론과 함께
이번만은 확실히 규제해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규제는 원래 인류역사상 제일 먼저 조직으로 탄생된 군대의 규율에서
시작되었다.

군대의 규율이 일반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응용되면서 시대적
요청, 집권층과 관료층의 통치수단과 권위주의 등에 의하여 강화되고
누적되어 국민들은 많은 규제속에 얽매여 살게 되었다.

그러나 국민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시장경제의 발전으로 거대한
민간자본이 형성되고, 정치체제가 민주화되면서 규제의 효력은 상실되어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되었다.

시장경제의 특징은 교육받은 사람들의 지식과 저본의 효율적 운용에
있으며, 인위적인 통제나 규제가 불가능한 특성을 갖는다.

강물을 막아 저수지를 만들때 주변정리와 활용방법이 잘 계획되고
실행되어야만 물이 새고 넘쳐서 제방까지 무너지는 재해를 막을 수 있는
것처럼 지식과 자본은 순리에 따라 잘 준비되고 활용되도록 유도해야지
비효율적으로 규제하려면 부작용만 양산하게 된다.

사람들의 지식과 자본을 무리하게 규제하며 독재하던 공산주의가
파산하고 시장경제를 채택하게된 사실에서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세기의 최고진리를 터득했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가 역사적 산물인 규제해제에 앞장서고, 민간단체와
언론이 이를 촉구하는 당위성을 알게된다.

그러나 규제는 장기간에 걸쳐서 누적되어왔기 때문에 법령의 구석 구석에
중복돼 있고,많은 분야에 관습으로 남아 있다.

다행히도 영국이나 뉴질랜드와 같은 외국의 선례가 많아 방법론은
쉽게 마련 될 수 있지만, 규제해제의 주체가 되는 정치권과 정부당국이
투철한 역사적 사명의식과 강한 실천의지를 발휘해야만 규제해제가
근본적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결국 규제와 시장경제의 대결에서 규제는 패퇴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댓가가 너무 크지 않도록 해야 할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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