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의 실내외 장식용으로 쓰여온 페인트가 최근들어 갈수록
첨단기능화돼 가고 있다.

전자파를 차단하는 도료가 개발돼 나오는가하면 반도체칩을 감싸주는
도료의 양산체제를 갖췄다.

빛을 저축할수 있는 축광도료도 상품화됐다.

특히 유전공학적 기능을 도료에 접목시킨 항균도료는 병원및 공공건물의
내부도장에 쓰이기 시작했다.

불에 타지 않는 무기질 내열도료는 건설업계에서 인기이다.

항공기용도료 선박용 도료도 더욱 기능성을 부가해가고 있다.

이같은 도료의 첨단기능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고려화학과
대한페인트잉크.

먼저 고려화학은 용인에 총 2만평의 부지에 6천평의 중앙연구소를 설립,
실험연구동과 파일럿연구동을 갖추고 4백명의 연구원들이 도료의 첨단
기능화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백색안료인 이산화티탄의 대체재료인
플라스틱피그먼트를 개발, 세계도료업계를 놀라게 했다.

반도체칩을 보호하는 에폭시 몰딩 컴파운드를 개발, 이미 전주공장에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췄다.

이 연구소는 핵자기공명분석기를 비롯 투사전자현미경등을 갖추고 있으며
생물학적 기능을 가진 방충도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고려화학은 기존의 건축용 도료및 자동차용 선박용 도료에도 다양한
기능성을 부가했다.

대기오염과 산성비에도 변질되지 않는 자연건조형 불소수지도료를
상품화했다.

이는 비바람을 맞는 실외의 시멘트 철재 아연도강판등에 칠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세라믹 도료, 방청 에폭시분체도료, 아크릴 도료, 실리콘 실란트,
침투성실리콘 방수발수제등도 고려화학이 새로 내놓은 첨단기능성
페인트이다.

최근 개발한 내충격및 내열성이 뛰어난 자동차용 수계도료는 앞으로
적어도 연2천5백억원이상의 내수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대한페인트잉크는 산업용 도료와 환경친화적 도료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는 절연성이 뛰어나 음향기기와 전기모터등의 내부를 도장할
수있는 절연바니시를 개발,이 기술을 수출하기도 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레버텍스사에 수출한 절연도료기술은 자체기술로
개발한 것으로 2만달러의 선불금을 받고 매년 매출의 3%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

이 회사는 최근 경기 시화공단에 대개오염및 수질오염 화재위험성이
전혀없는 첨단분체도료 생산공장을 세웠다.

이번에 준공된 시화공장은 분체도료 전문공장으로서는 세계최대 규모.

대지 5천1백평에 연건평 3천평으로 총 2백억원이 투자됐다.

이곳에선 공해가 없는 분체도료를 연간 8천t씩 생산할 예정.

이 회사가 첨단 분체도료공장을 새로 세운 것은 전자제품에 소요되는
기능성 분체도료의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한 것.

현재 국내 기능성 분체도료시장규모는 총 9백억원수준이지만 수요가 계속
팽창하고 있는 상태이다.

삼화페인트도 공업용 분체도료 수요가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프랑스
파우더록코팅스사로부터 공업용 분체도료기술을 도입, 이의 양산화를
추진중이다.

건설도장공업은 미국의 인오거닉스코팅스사로부터 방청력이 뛰어난
첨단 기능도료를 도입, 업계에 공급중이다.

백양페인트화학은 각종 철재파이프를 비롯 H빔 철판 기계기구등에
도장하면 뛰어난 방청효과를 나타내는 "바이러스탑"을 새로 개발, 본격
시판에 들어갔다.

이 바이러스탑은 수계방청도료로서 유기용제를 포함하지 않아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데다 내구성 내마모성등이 유성도료보다 앞선 첨단도료.

특히 철재와의 접착력이 뛰어난데다 모든 상도도료와 연계가 가능하다.

백양페인트는 최근 무독성 수도관용 도료를 개발해 업계로부터 호응을
받고있다.

제비표페인트 브랜드의 건설화학공업은 우수한 부착력과 내약품성을
가지면서도 용제가 지닌 독한 냄새가 없어 좁은 공간이나 지하실 실내 등을
도장하기에 적합한 에포맥스를 개발해냈다.

이는 에멀전형의 도료와는 달리 인체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데다
방수효과가 뛰어나 식수탱크나 수영장 양어장등의 내부도장에도
적합하다는 것.

이밖에 조광페인트 현대페인트등도 도료의 기능화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 이치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