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황금을 캔다"

인포뱅크의 김진호(29) 사장.

그는 "가상공간(사이버 스페이스)"이란 황무지를 개척, 노다지를 캐는 꿈에
부풀어 있다.

인포뱅크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이색적인 서비스
를 들고 나와 관심을 끄는 업체.

인포뱅크의 "골드뱅크"(www.goldbank.ib.co.kr) 사이트에 접속, 화면에
나타난 광고를 검색하고 짧은 질문에 대답하면 그 대가로 회원들의 통장에
돈을 적립해 준다는 것.

이 서비스는 광고주들로부터 광고비를 받아 운영된다.

골드뱅크는 지난 5월1일 시험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만명의 회원을 끌어
모아 성공을 예감케 하고 있다.

김사장은 원래 사업과는 거리가 먼 운동권 출신.

95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강동구 구의원 선거에 출마하는등
정치 지망생으로 꿈을 키웠다.

이어 서울 강동구청장 정책.언론 담당 비서로 근무하며 네트워크를 통한
참여 민주주의에 대해 연구했던 것이 사업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됐다.

"네트워크가 세상을 바꾼다"

그는 이때부터 첨단 사이버 시대의 총아인 인터넷과 현대소비의 중심인
광고를 결합하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산고끝에 나온 아이디어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주는 골드뱅크
서비스.

김사장은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지망생으로의 꿈을 접고 지난 2월
자본금 5천만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컴퓨터 관련업체를 중심으로 20여개 업체가 골드뱅크에 광고 계약을
맺은 상태.

그는 또 인터넷을 유통망으로 활용하는 "가상 쇼핑 사업"에도 나섰다.

골드뱅크에 "공동 구매장터"를 마련, 각종 소프트웨어와 서적을 최고
50%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인포뱅크는 이같은 사업을 통해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사장은 "맥을 짚어야 광맥을 찾는다"고 강조한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원하는 요구를 웹이란 매체의 특성을 살려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골드뱅크 사이트를 네티즌들이 원하는 정보욕구를 채워주는 알찬
"정보 마당"으로 꾸밀 계획이다.

단순히 광고를 보면 돈을 주는 서비스는 일회성에 그쳐 연속적인 사업성을
갖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골드뱅크는 국내 최고 수준의 "웹 매거진"을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방침이다.

또 인터넷 광고에 대한 모든 자료를 담아 가상공간에서 제공하는 "애드
아카데미"도 열 예정이다.

김사장은 벤처기업 육성에도 남다른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이들의 모험심만이 국가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게 그의 지론.

실제로 그 자신도 제일창업투자와 두원창업투자에서 각각 약 1억5천만원씩을
투자한 덕택에 자금위기를 넘길수 있었다.

"나름대로의 경험을 살려 벤처기업의 창업을 지원하며 후배들을 키우고
싶습니다"

김사장은 요즘 사업과 정치를 연계한 또 하나의 꿈을 꾸고 있다.

"회원들을 중심으로 골드뱅크 세대를 만들어 단순한 인터넷 광고의 고객이
아닌 새로운 문화세력의 주체로 육성하겠습니다"

인간적인 정이 넘치는 훈훈한 사이버 세계가 그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상
엘도라도"인 것이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