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간 사교육비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8%에 달하는
11조9천억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는 교재비와 하숙비등이 제외된 것이며 유치원비를 포함하면
사교육비는 13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재경원과 소비자보호원이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과
함께 전국의 5천4백가구및 6백개 학원의 수강생 1천2백75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해서 18일 발표한 "사교육비지출실태 및 경감방안"에서 밝혀졌다.

지난 1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서울대 교육연구소와 공동으로
전국초.중.고.대학생 학부모 6천5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올한해 총과외비는 9조4천억원으로 추정됐다.

이 조사에서 제외된 재수생과 취학전 아동들의 과외비를 포함하면
총사교육비는 20조원을 훨씬 넘는것으로 추계된다고 밝혔다.

이와같은 사교육비는 지난해 공교육비가 22조7천억원이라는 사실과
비교해 볼때 그 규모의 크기에 놀라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사교육비의 크기에만 있는게 아니다.

과도한 사교육비부담에다 공교육이 제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는것이 더욱 큰 문제다.

이번 소보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부모의 85.2%는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고 사교육비는 가구당 월평균 속득의 8,9%에 해당하는 18만3천원에
이르고 있다.

학부모의 77.5%는 자녀들의 사교육비가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느끼고
있고 사교육비마련을 위해 부업을 하거나 은행대출 또는 재산처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부터인가 어린이 놀이터에는 어린이가 없다고 한다.

학교다녀와서 피아노학원 태권도 도장 속셈학원 미술학원을 또 다녀와야
하기에 놀시간이 없기 때문이란다.

시간이 있는 어린이는 놀이터에 가면 함께 놀 사람이 없어 친구를 사귀기
위해 또 학원을 가야하는게 우리의 현실이 돼 있다.

이번 조사결과는 학생성적이 좋을 수록 사교육비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좋은 학생이 사교육을 많이 받은 것인지, 사교육을 많이 받아 성적이
좋은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과외문제와 사교육비경감에서 문제를 푸는 길은
학교교육정상화에서 찾아야 한다.

소보원은 대학수능시험이 어렵게 출제되기 때문에 사교육비 급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교육부는 그렇지 않다고 하고 있다.

시험이 어렵고 쉽고가 문제의 본질은 아닐것이다.

교육목적은 성적높니는데 있는 것도 아니다.

어쨋든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이 존재하는 한 경재에 이기기
위한 학부모와 학생의 과외수요는 늘어날수 밖에 없다.

늘어나는 사교육비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가 과외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봉급은 결코작지 않은데도 과외비 지출때문에
생활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국가경쟁력 높이기, 고비용 저효율, 또 교육개혁이라는 애매한 이야기보다
사교육비 낮추기 위한 방안부터 찾아내야 한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방안도 궁극적으로는 학교교육 정상화와
관련돼 있다.

그러나 학교교육정상화를 너무 쉽게 또 단기에 큰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성급하게 접근해서는 안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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