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이스크림업계의 키워드는 수입아이스크림이다.

국내 업체들 사이의 경쟁은 수십년간 해오던 방식대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력을 더 기울이면 그만이다.

날씨가 몹시 덥거나 운좋게 제품하나가 빅히트하면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마케팅구조에서 강력한 변수가 돌출했다.

수입아이스크림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명퇴바람에 따른 자영업 창업추세때문에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우후죽순 격으로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다.

기존 아이스크림업체들이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수입 아이스크림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83년 코니아일랜드가 처음이다.

이 때만 해도 국내업체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지난 85년 미국 배스킨라빈스가 한국의 샤니와 합작으로 비알코리아를
설립했다.

이후 야금야금 점포를 늘려 나가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지금은 배스킨라빈스점포를 새로 열기 위해 신청자들이 줄을 서있다.

구멍가게만한 크기도 안되지만 잘 되는 점포의 권리금이 수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아이스크림시장은 모두 7천4백억원 정도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롯데제과 해태제과 빙그레 롯데삼강 등 이른바 빅4가
6천5백억원을 차지했고 수입 아이스크림은 8백억원 정도에 달했다.

나머지 1백억원 정도가 지방중소업체들이 차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수입아이스크림업체의 실태를 좀 더 살펴보면 배스킨라빈스가 매출액
3백70억원으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다음이 쓰리프티로 매출액이 1백98억원이다.

하겐다즈는 90억원으로 3위다.

지난 한햇동안 19개의 수입브랜드가 국내에 물밀듯이 상륙했다.

한성기업 "프랜들리", 고려당 "LA알타니아", 크라운제과 "커니셔" 등은
지난해에 들어온 대표적인 수입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이다.

수입브랜드 공략을 선포하고 대응제품을 제일 먼저 내놓은 회사는
빙그레이다.

지난해 3월 빙그레가 선보인 "쿠앤콘"은 배스킨라빈스의 전문매장에서
잘팔리는 인기품목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커피맛의 크림에 까만 쿠키를 넣은 제품이다.

가격은 대량생산의 이점을 충분히 살려 전문매장에서 팔리는 가격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빙그레는 이 제품의 매출이 판매 5개월만에 1백억원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얼굴상품인 "투게더"를 23년만에
교체했다.

부드러운 맛의 고급아이스크림의 대명사였던 이 제품의 맛을 체리향의
신세대분위기로 바꾼 것이다.

이름도 "투게더 팝"으로 정했다.

또 빙그레는 자체 조사결과 배스킨라빈스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체리쥬빌레를 벤치마킹한 "쥬시네모"도 올해 새로 선보였다.

해태제과는 강도높은 수입아이스크림 잡기 전략을 수립했다.

해태의 간판 상품은 뭐니뭐니해도 "부라보콘"이다.

부라보콘은 70년 탄생한 한국아이스크림의 산역사나 다름없다.

지난해까지 무려 30억개나 팔린 제품이다.

해태는 이 부라보콘을 공격의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올해 전략상품으로 부라보 "피스타치오 아몬드"와 "피칸프러린"을
내놓았다.

이밖에 수입대응용 별도 제품도 개발했다.

"빅토리"는 유지방 10%에 피칸프러린과 체리가 조화된 고급아이스크림.

해태는 이제품의 가격을 콘제품으로는 드물게 과감히 1천원으로
책정했다.

롯데제과는 해태 빙그레와 달리 토종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입제품을 따라가기 보다는 기존의 제품들을 보강하고 새로운 개념들의
제품으로 밀고 나간다는 포석이다.

이와함께 롯데의 장기인 막강한 영업력과 광고물량도 가세될 전망이다.

신제품을 무더기로 내놓은 홍수작전도 롯데의 전략중 하나다.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켜주고 새로운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작전이다.

그래서 올들어 떠먹는 아이스크림인 "맥스" "마블", 튜브형인 "주물러"
"맛땡겨", 새로운 맛의 "비얀코" 등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롯데삼강은 만년 4위라는 설움을 벗기위해 무주공산격인 분당 일산 산본
등 신도시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아이스크림회사들의 수입아이스크림에
대한 맞불공세가 성공할 지는 두고봐야할 것 같다.

자칫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만 수입제품위주로 바꾸어버려 오히려
수입제품의 판매를 더 촉진시킨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기대도 적지않다.

롯데제과가 비스킷분야에서 미국나비스코의 "릿츠"를 벤치마킹해
"제크"라는 히트상품을 만들어 수입공세를 차단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크림분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지 관심거리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6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