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같이 우울하기만한 경제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잇달아 첨단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수출계약까지 맺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LG화학은 최근 독자개발한 퀴놀론계항생제 제조기술개발에 성공해 영국
스미스클라인 비첨(SB)사에 앞으로 3년간에 걸쳐 3백40억원의 기술료를 받고
수출하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 약품이 상품화에 성공하면 그때부터 20년동안 매년 3백억원씩
모두 6천억원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고 한다.

현대전자는 세계최초로 반도체소자인 실리콘 2중막 SOI를 이용한 1기가
심크로너스 D램개발에 성공했고 전자통신연구소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핵심칩인 MSM칩을 자체개발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물론 이러한 기술개발 성공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더구나 아직 상품화되거나 실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성과를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기술개발노력 그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우리경제에서 기술개발의 중요성은 수없이 강조돼왔지만 그에 걸맞는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찌보면 극히 당연한 교과서적인 얘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경제가 안고있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이러한 기술개발노력의
미흡으로 귀착된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면하고 있는 불황문제만해도 수출이 안돼 성장이 둔화되고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왜 수출이 부진한가.

기술개발을 통한 신제품개발 품질향상 비용절감노력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외국산 소비재의 급증 역시 국산품의 품질이 좋지 못한 때문이다.

흔히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구조적 병폐도 따지고 보면 기술문제로
귀착된다.

금리.임금 등 생산요소비용이 높더라도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품을
생산하거나 아니면 같은 물건을 더 싼값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해보면 첨단기술수출의 외화가득효과 등은
상품수출보다 훨씬 높다.

또 기술 수출뿐만 아니라 상품화까지 국내에서 할수 있다면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기술개발촉진은 교과서에 나오는 원론적 처방이면서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최근 발표된 개발사례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알면서도 행해지지
않는 이러한 기술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는 뜻에서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특정산업이나 수출등에 대한 정책지원은
한계가 있다.

때문에 이러한 기술개발과 인재양성등 국력의 기본을 다지는데 정책역량이
집중돼야 한다.

기술개발지원시책의 강화가 시급하다.

그러나 궁극적인 책임은 기업에 있고 특히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는
노력이 있어야겠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금과 같은 결의와 노력이 경기가 풀리더라도
약화되지 않고 지속되어야할 것임을 강조해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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