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틀 제빵기 다리미 과일분쇄기 요구르트제조기 아이스크림메이커
튀김기...''

불황을 먹고 사는 상품이라고나 할까.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지면서 오히려 판매가 늘고
있는 제품들이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들 제품은 올들어 지난해보다 최고 3배가량
판매가 늘어났다.

가전 의류 등 대부분의 상품이 판매부진으로 허덕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이들 제품만 판매가 증가한 것을 아니다.

어린이용품과 신세대를 대생으로 하는 제품의 판매도 늘었다.

하지만 재봉틀 제빵기 등의 판매증가는 불경기의 알뜰쇼핑이 낳은 새로운
현상이라는 점에서 경기를 타지 않는 어린이용품이나 신세대 산품과는
경우가 다르다.

재봉틀이나 제빵기의 판매증가에서 나타나는 또하나의 특징은 중산층과
서민층이 주고객이라는 점.

LG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이들 제품의 고객이 서민층에서 중산층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당장은 부담이 가겠지만 장기적으로 의류비나 간식비
등의 지출을 줄이기위해 이들 제품을 사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재봉틀 = 커튼 침대보 등 홈패션을 직접 만들려는 신세대주부들이
늘어나면서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그랜드백화점은 판매부진을 이유로 작년 8월 철수시켰던 재봉틀매장을
최근 다시 불러들였을 정도이다.

옷만들기 재봉틀사용법 등을 가르치는 LG백화점 부천점의 문화센터강좌에는
주부들이 몰려 언제나 초만원이다.

강의를 들으려면 20일은 기다려야 한다고 LG백화점은 밝혔다.

국내최대 재봉틀 제조업체인 부라더미싱은 "올들어 월간 판매량이 지난해
보다 10%이상 늘었다"며 "경기가 나빠질수록 판매는 더욱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부라더미싱의 재봉틀 판매는 90년대들어 매년 감소세를 면치못했었다.

재봉틀은 수입품을 포함해 5~6개사 제품이 나와있다.

값은 최고 80만원에 달하는 것도 있으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30만~40만
원대면 충분하다.

롯데 그레이스 LG 등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판매한다.

좀더 싸게 사려면 대리점이 밀집해있는 을지로4가 미싱골목을 찾는게 좋다.

이곳에서는 백화점보다 15~2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또 바늘 노루발 등 각종 부품들도 시중보다 30~50%가량 싸게 판다.

E마트와 프라이스클럽 등 할인점에서는 20만원대의 일본 도요타미싱을
취급하고 있다.

요즈음 나오는 재봉틀은 단추하나만 누르면 원하는 모양으로 바느질을
할 수 있어 초보자라도 쉽게 이용가능하다.

보다 전문적인 재봉기술을 익히려면 라이온과 브라더 등 대표적 재봉틀
회사들이 본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을 받으면 된다.

입회비(1만~3만원)만 내면 2~3개월 단위로 침대보 커튼 등 홈패션과
재봉틀 사용법을 가르쳐준다.


<> 요구르트제조기 = 국산은 없고 그린상사가 수입판매하는 이탈리아
아리에테사 제품이 나와있다.

가격은 5만원선.

우유 5병(1리터 가량)과 요구르트 1병(2백m리터)을 넣고 12시간가량
기다리면 요구르트가 나오기 때문에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발효된 요구르트에 취향에 맞는 각종 과일을 넣어 먹어도 된다.

요구르트 한병으로 우유만 계속 섞어넣으면 끝없이 반복해서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아리에테사의 요구르트 제조기는 지난 4월 백화점 정기세일때 제품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당시 하루평균 30대 가량을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량 10대에 비하면 3배이상 늘어난 규모다.

그린상사는 지금도 물량이 달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요구르트 제조기는 백화점외에 대교유통이 운영하는 서울 성수동 소재
전문매장 "지브로"와 남대문 수입상가에서도 판매한다.

지브로에서는 통신판매만 해 불편한 점이 있지만 값은 백화점보다 10%가량
저렴하다.

남대문 수입상가의 시판가격도 지브로와 비슷하다.


<> 제빵기 = 카이젤브랜드가 대표적이며 가격은 19만8천원과 27만원짜리
두 종류가 있다.

카이젤측은 현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늘어났다고
설명한다.

백화점에서는 27만원짜리만 판매하므로 작은 제품을 사려면 카이젤대리점
으로 가야 한다.

가격은 대리점이 백화점보다 약간 싸다.

제빵기에 달린 메뉴버튼을 누르면 반죽 발효 성형 굽기 보온 등을
자동으로 해준다.

야채나 건포도를 넣어 식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식빵 6백g을 만드는데 3시간가량 걸린다.

호두 아몬드 등 각종 제빵재료는 청계천옆 방산시장에서 싸게 판다.

방산시장의 판매가는 시중보다 30%이상 낮다.


<> 기타 = 아이스크림 메이커와 전기튀김기는 백화점매장에서 올들어 최고
3배가량 판매가 늘었다.

아이스크림 메이커의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어 판매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백화점들은 보고 있다.

과일분쇄기 다리미 등도 올들어 판매가 20%가량 증가했다.

< 류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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