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국내.외 관광업계의 많은 관심 속에 운행을 시작한 서울
시티투어의 관광객 유치실적이 매우 저조하다는 소식이다.

가뜩이나 관광수지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로서는 즐거운 일 볼수 없다.

시티투어는 국가 도는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일 뿐만 아니라 일정한
규모와 수준이상의 도시에서는 기본적으로 갖추어애 할 구색상품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파리의 파리비종이나 시티라마, 방콕의 수상관광, 일본
요코하마 의 불루라이또 등의 시티투어가 당해 도시를 찾는 관관객에게
놓칠 수 없는 명물의 관관상품이며 특히 일정이 바쁜 여행객들에게는
가장 쉽게 그리고 경제적으로 도시를 관광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러한 외국의 상황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금년 3월 말까지 6개월동안 서울 시티투어의 총 탑승인원은 2,100명으로
그간 투입된 투어버스 연 282대를 기준으로 할 때, 대당 평균 탑승인원은
불과 7명안팎으로, 이러한 수준은 기존의 부산이나 인천의 경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시티투어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된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먼저 근본적인 원인으로서
시당국과 관련업계의 시장에 대한 이해부족과 안이한 접근을 지적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을 에로 볼 때 시티투어의 시장은 결코 만만치 않다.

1996년 말 서울시민의 자동차 보급률은 1대 이상으로 나타나며,
지방관광객의 서울관광시 대부분 지방의 관광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이미 기존의 4개 여행사에서 별도의 외국인 전용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들이 이러한 분석의 근거가 된다.

다시말해 자신의 승용차나 관광버스를 타지 않고 적지 않은 요금을
지뷸하면서까지 시티투어를 이용하도록 하기위해서는 상당한 매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장의 접근은 정밀한 사전조사와 전문적인 연구를
필요로 했으나 실제는 시 당국의 정책 목표달성 의욕과 특정 업종의
유휴화된 시설및 공간활용 필요성이 이해를 같이하면서 성급히 추진된
감이 있다.

다음은 시티투어가 고도의 전문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관광상품이라는
점에서 마케팅믹스 개념으로 그 원인을 실제적으로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관광사품으로서의 기본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서울 시티투어회사에서 투입한 관광버스는 기존의 관광버스협회에서
출자한 유휴 버스를 도섹한 것으로 외관상의 뚜렷한 특징이나 조망성이
불량하고 편의성이 미흡하다.

또한 가이드가 탑승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국 언어로 녹음된
안내방송조차 없는 실정이다.

한편 제공되고 있는 관광코스는 그 주제가 불명확하며, 초기단계에서
지나치게 광역적 범위를 포괄함으로써 시내의 만성적인 교통체증과 맞물려
스스로 사업상의 위기를 초래한 바 없지 않다.

둘째, 가격이 비싸다.

현재 시티투어의 가격은 코스에 따라 14,000원에서 2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이 전적으로 원가개년 에 기초한 가격이라는데 있다.

가격의 결정은 원가 외에 관광객의 지불의사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때
지불의사는 가격의 기회비용과 관련이 있다.

외국의 경우 시티투어는 다양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문제는
비불에 대한 상품의 보상 수준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가격은 적정하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또한 가격 차별화 측면에서 성.비수기의 문제나 초기이용자, 단체, 학생,
노약자등 특정계층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

셋째, 티켓구매소와 탑승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그나마 지역적으로
편증되어 있다.

지금까지 티켓의 판매는 모두 8군데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정류장은
3곳에 불과하다.

더욱이 모든 장소가 시내에 밀집되어 있어 관광객의 접근 차체가
어렵다.

넷째, 홍보와 판촉상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믹스가 전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시장에서 소비자는 시티투어의 존재나 티켓구매
방법과 위치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

이제까지 시티투어 운영부진의 원인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서울관광을 대표할 시티투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가 필요한 것인가?

첫째, 시티투어에 대한 관련주체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시티투어는 당해 도시관광의 대표상품으로 구색상품이라는 점에서
공공재적 성격을 포함한다.

또한 앞서 가격문제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시장의 일정한 성장이전까지는
시장의 실패가 존재하게 된다.

즉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과 지원이 요청되는 사업이다.

이때 정부의 개입은 행정, 금융, 세제상 유효한 수준이 되어야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서울시의 직영방안을 포함하며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철저한 시장조사와 연구를 필요로 한다.

관광시장은 주변환경에 대단히 예민하고 변화의 폭이 크다는 점에서
전문기관을 통한 조사와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는 개별기업에 의한 무모한 시장접근이 당해 기업의 운영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시티투어의 성격상 공공성이 침해될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확인된다.

세째,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서울 시티투어가 한국과 서울을 대표할
만한 명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나올 문제이기는 하지만 시티투어버스 그자체가
매력물이 되어야 한다.

서울만이 갖는 고유한 특징이 버스의 내.외관에 적절히 드러나도록
디자인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명칭도 시민공모등을 통해 특성있게 부여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투자비가 많을 수 있음으로, 이러한 부담에 대한
공공부문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새로운 백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관광진흥은 국가와 도시의 정체성을
제고하고 세계화를 촉진하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앞으로 서울 시티투어가 선진국 유명도시의 시티투어와 맞서내뇌국인의
많은 사랑을 받을수 있는 관광명물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