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않아 남북통일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그렇게되면 사회경제 여러분야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북한주민들이 통일후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큰 문제중의
하나다.

한달전에 우리나라에서 국제통계기구(ISI)특별회의가 개최된 바 있다.

이 회의에서는 최근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한 동구권국가들의 인구학적
문제들이 논의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내용의 국제회의가 열리게 된 연유는 두가지이다.

남북통일후 발생할 인구학적 문제를 예측해 사전대비책을 마련하는 것과
서울에서 2001년에 개최될 통계인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ISI총회를
차질없이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특별회의에서는 각국에서 모인 통계 및 인구전문가들에 의해 동구권
국가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한 이후 종전보다 사망율이 높아지는 등 국민의
검강수준이 오히려 악화되는 현상이 통계로 제시됐다.

92년 동독지역의 남자 평균수명은 69.9세로 통합되던 해(89년)보다
오히려 0.1세가 낮아졌고 러시아에서도 체제전환후인 90년부터 94년까지
남녀 모두 매년 1세씩 낮아지는 현상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동구권국가에서는 체제전환후 흡연과 음주량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돼 결과적으로 국민의 건강수준은 퇴보했음이 입증됐다.

동구권국가의 이러한 현상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이라는 것이 인구학적 측면에서는 비록 초기현상
이라고는 하나 오히려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도 사회주의 체제에 오랫동안 익숙해졌던 사람들이 경쟁체제인
시장경제체제하에서 쉽게 적응을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통일후 우리보다 북한주민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할수 있다.

남북통일에 대비하여 우리는 이러한 통일후의 인구학적 문제에 대해서도
미리 관심을 갖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