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에서 황성예터인 "황성공원"내에 20여개의 체육시설을 지으려고
하는 것은 역사의식을 잃은 즉흥적인 처사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알려진바에 의하면 경주시에서는 도심지 30여만평의 황성공원내에
1만8천여평 규모의 실내체육관 공사를 시작해 내년 9월에 완공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체육관이 완공되는대로 야구장과 레저스포츠센터, 다목적 운동장
등 20여개의 체육시설을 추가로 세울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경주시의 이러한 의도는 수천년동안 내려온 자연숲이자 역사공원인
황성공원을 훼손하고 환경파괴 현상을 가져 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이 지역 환경단체들이 극구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경주시에서
이렇게 체육시설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올해가 "문화유산의 해"임을
감안할 때 씁쓸하기 그지 없다.

경주지역은 거의 대부분지역이 역사의 현장이자 산교육의 산실로 보존되어
오고 있다.

그런데 단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체육시설이나 편의시설을
건설한다는 것은 곧 역사의 현장을 우리 손으로 없애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경주시에서는 이번 황성공원내 체육관 공사를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반드시 철회하고 마땅한 장소를 새로이 물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화유산의 해인 만큼 문화의 현장에 대해 한번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김성준 < 부산 서구 부용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