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메이저 총리의 집권 보수당에서
역사적인 압승을 거둠으로써 43세의 토니 블레어 당수가 차기총리에
오르게 됐다.

노동당의 승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됐다.

노동당승리의 배경은 무엇인가.

79년 대처의 등장으로 집권한 보수당은 18년간 경제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지만 보수당의 장기집권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염증은 노동당승리에 한몫을
했다.

그러나 노동당 승리는 기본적으로 노동당이 새로운 정당으로 변신한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보수당과 노동당의 선거공약이나 정강정책을 보면 교육 유럽연합과의
관계 헌법과 관련된 부문에서 차이가 있지만 경제정책에 관한한 양당의
차이는 별로 없다.

노동당은 복지 조세 기업등에 관한 정책에서 보수당과 큰 차이가
나지않을 정도로 과거와 많이 달라진 것이다.

노동당은 난 4월초 발표한 정강정책에서 기업정당임을 밝히면서
근로자의 권익은 물론 기업의 이익도 대변하겠다고 했다.

세금인상반대, 민영화추진 등은 과거 노동당이 내세우던 정책노선에서
크게 달라진 것을 의미한다.

노동당이 근로자들을 의식,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최저임금을 웃돌고 있어 기업에게
별다른 부담을 줄것같지도 않다.

노동당은 스스로 변화해서 활력과 변화를 바라는 영국국민들의 염원을
충족시키고자 했고 그것이 바로 총선승리로 이어졌다.

블레어 차기총리는 보수당이 잘한것은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고 대처주의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79년 집권한 대처총리는 이른바 영국병 치유를 명분으로 더욱 철저한
보수화를 지향했다.

당시 영국은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 높은 소득세율, 노조파업, 비효율적
사회보장정책 등으로 국가파산의 위기상황에 있었다.

근로의료감퇴 기업의욕저하 재정지출과다 등으로 활력을 잃은 영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시장경제원칙을 확대시키며 실업수당
삭감 등 잘못된 복지지출을 축소시키려고 한것이 대처총리의 경제정책 즉
대처주의였다.

대처총리는 이를 위해 노조와 대결하며 인플레를 잡기위해 긴축정책을
쓰는 등 리더십을 발휘,영국병 치유에 성공했다.

그런데 노동당이 대처주의를 유지하겠다고 한것은 정권교체와 경제활성화
그리고 민주주의를 함께 생각할수 있게 하는 신선한 충격이라 해도 좋을것
같다.

대처주의는 희생과 대가를 치루지 않고 어떤 목적을 달성할수 없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경제엔 공짜가 없다.

화려한것 같아도 알맹이가 없는 구호성 인기정책으로 경제가 활력을
얻는 것이 아니다.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희생과 대가를 치루는걸 외면해서는 안된다는걸
대처주의에서 배워야 한다.

블레어 차기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집권하의 영국의 변화와 발전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한국의 민주주의 경제살리기 선거 등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