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소리를 우렁차게 내며 하늘을 향해 날아올라 까만 점으로 사라졌다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조그만 모형 비행기.

대우중공업 모형항공기 동호회는 하늘 높이 날고싶은 이카로스의 꿈을
가진 사람들의 사내 동호회이다.

필자가 처음 모형항공기를 접한 것은 지난 90년.

연구기능 강화에 따라 연구원들을 중원했는데 이들 중 필자를
모형항공기 비행으로 인도한 사람이 최낙선대리이다.

대학시절부터 모형항공기를 스스로 제작하고 비행해온 최대리는
비행박사이자 동호회의 훈련주임이다.

모형항공기 비행은 비행원리 측면에서 보면 실제 항공기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지만 실제 비행기가 할수 없는 각종 곡예비행이 가능하다.

이러한 비행조종을 할 때면 마치 블랙이글의 곡예조종사가 된 느낌이다.

초보자의 경우 25급 기종으로 3~4개월만 연습하면 간단한 선회 비행이
가능하다.

동호회내에는 모두 10대의 모형항공기가 있으며, 이중에는 우리회사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독자개발에 성공한 KTX-1기본 훈련기를 모형화 시킨
"웅비"라는 모형 항공기가 있다.

총 12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모형항공기 동호회는 필자가 명목상 회장을
맡고 부회장인 우주항공연구소 이주하 과장을 중심으로 생산기술 1팀의
김형래 대리와 KFP팀의 김영환 사원이 정깁행 행사를 기획총괄하면서
궂은일도 마다않고 동호회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원중 이주하 과장과 유태억 대리는 조종사 출신으로 실제 비행경험을
갖고 있으며,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이들은 회원들이
모인자리에서는 언제나 현역시절 구름위에서 비행썰매를 탄 얘기, 깜박
정신을 놓다 북방한계선 근처까지 갔다 기수를 돌린 얘기 등 경험을
자랑하기 바쁘다.

또 동호회의 막내 권태화 사원은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고정익은 물론 모형헬기까지 거금을 투자하여 제작, 비행의 열의를
보이고 있다.

회원들은 토요일 오후면 어김없이 회사 헬기장에 모여 각자의 애기를
하늘에 날리며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하늘을 동경하는 꿈을 꾼다.

지난해 10월에는 창원공장 사원들을 대상으로 제1회 항공기 일반 및
모형항공기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여 모형항공기의 비행원리 및 각종
장비들을 소개하였으며, 올해에는 인근 지역의 모형항공기 매니아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곧 다가올 어린이날에는 임직원 자녀들을 초청하여 간단한 비행기
제작방법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같이 비행연습을 하면서 어린이들에게
하늘만큼 넓고 큰 꿈을 실어줄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