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한 후에 깨달으면 보통사람, 경험하고도 깨닫지 못하면 바보,
경험하기전에 깨달으면 수재라 한다.

지금 우리국민은 많은 사회적 국가적 시련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이들 시련을 믿음과 신뢰의 사회를 만드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믿음과 신뢰의 사회가 선진사회이고, 발전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헌신한다던 유명 정치인들을 연루시켜
망신시킨 한보의 정경유착은 국민의 지탄과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또한 전직 두 대통령의 무기및 17년의 형기확정선고를 비롯 실력과
경험을 축적하여 왔다던 유명건설업체의 고속철도 부실시공, 급증하는
무역수지적자와 외채,실업자와 부도업체 양산 등 우울한 보도들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식량문제도 해결하지 못해 굶어죽는 동포가 부지기수인
처지인데도 남침준비에만 몰두하여 자칫 저지를지도 모를 북한의 자포자기식
전쟁모험을 막아보겠다는 황장엽 노인의 망명도 충격적이다.

우리가 왜 이렇게 어려운 시련들을 감내해야 하는지 한탄스럽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짧은 기간에 참으로 많은 시련들을 겪으며 사는
우리의 세대다.

일제의 식민통치와 해방, 조국의 분단과 6.25, 5.16과 산업화, 정치적
갈등과 대통령시해, 올림픽과 세계화 등 참으로 어려운 일들을 극복했다.

어느 외국인의 평처럼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워왔다.

과거와 비교하면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시련들은 훨씬 해결하기가
쉬운 문제들이다.

오히려 선진사회로 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발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후란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 일본 독일과 같이 선진사회는 신뢰의
사회이며 신뢰는 경제발전과 산업구조를 선진화시키는 중요한 사회의
문화적 조건이라고 한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시련들은 선진화 과정에서 겪어야 할 문제들로서
믿음의 사회, 신뢰의 사회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수 있고, 또 그렇게
되도록 지혜를 모으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경험을 하고도 깨닫지 못하는 바보들이 될수는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