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이 한국 경제기반에 있어 한강의 기적을 이룰수 있었던
몇가지 요인중에서 그의 인사를 빠뜨릴수 없으며 대표적인 예로서
경제기획원장관겸 부총리의 발탁과 중용을 꼽을 수 있다.

그의 재임기간중 경제부총리들은 비교적 훌륭했고 재직기간이 길었으며
특히 업적이 좋은 부총리들은 장수했다.

50대이상의 국민들은 그중에서도 장기영씨와 김학렬씨를 대표적인
부총리상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 두분은 경제개발의 방향과 정책수단을 분명히하고 책임을 지고
실천을 했다.

물론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었는데 그당시 청와대 비서실의 경제수석은
분명한 한계를 지켰다.

오늘날 민주화의 문민정부에서 대통령이나 경제부총리에게 독재정권하와
같은 강력한 통치와 행정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리더의 책임감과 실천력이 중요한 것은 시대와 체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독재라는 직접적인 수단이 없어졌기 때문에 책임감과 실천력은
더 많이 요구된다.

그런데 박대통령이후 16년여동안 누가 뛰어난 경제부총리였는지 쉽게
기업이 나지않으며, 최근에 올수록 더욱 그런 것 같다.

민주와 자율화가 진행될수록 대통령이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국민과 역사앞에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경제부총리가 요구되는 것이다.

소신을 갖고 대통령을 설득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다.

나라경제에 위기감이 팽배하고 걱정이 태산인데 이것을 치유할 리더쉽이
정치지도자들이나 정당과 정권으로부터 나올 기미가 없다.

역시 우리의 관료체제는 독선적이고 규제가 많기는 하나 아직은 우리가
갖고 있는 주요한 자산인 것 같다.

강력한 경제부총리를 발탁하고 사명감과 능력이 검증되면 정권이 바뀌어도
증용하면 어떨까.

그러한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더많은 박수를 받을 것이다.

문민정부 여섯번째의 경제부총리로 등장한 강경식 부총리의 취임후
행보를 보면서 장기영, 김학렬 부총리의 가능성을 보게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