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임은 신용협동조합 조합원의 정서함양과 건강증진을 위하여
조직된 작은 모임으로서 2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남녀노소의 다양한
세대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모임의 공식 명칭은 "합덕대건 산악회"이다.

이는 한국 최초의 천주교신부인 김대건 신부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이름을 빌린 것이다.

초창기에는 필수적인 등산장비도 없이 산행을 강행하여 이에따르는
부작용도 많았으나 지금은 무전기 나침반등을 구입하여 산행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어서 사계절 산행을 실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산행을 하다보면 서로의 안전을 위해 손을 잡아주고 밀어주며 땀을
흘릴때 어느 사이엔가 협동의 정신이 자연스럽게 익혀지고 벽은 허물어져
이웃사랑의 꽃을 피운다.

지나는 길목마다 이름없는 들꽃과 암벽,그리고 지칠줄 모르는 생명력으로
바위틈에서 자라나는 새 생명들이 신기하여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맑고 깨끗한 계곡의 물들과 벗하여 오르는 동안 풍부하고 넉넉한
들판이 이어지는 평야가 내려다 보일때는 세상의 일들이 작게만 보이고
자성하는 시간을 잠시나마 갖게한다.

어렵사리 정상에 다다르면 자신도 모르는 감격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곤 한다.

정상에서 우리는 이달의 생일파티를 한다.

작은 케이크를 준비하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나의 가족도 모르는 내 생일까지..."라고 말한 노회원도 있었다.

연령층이 다양하다 보니 회장이나 임원들이 해야할 일이 무척 많다.

특히 안준모 회장, 지영묵 김희정 부회장, 유성준 총무, 그리고 우리의
등반대장 민재영씨 등은 산악회를 위하여 열심히 움직여주는 심장부이다.

또한 우리 모임의 최고령회원이신 박상천(74)씨는 산행을 최고의 취미로
간직한 분으로서 "이렇게 산에 오르면 맑은 공기와 용서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씀하시면서 등산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갖고 계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