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이 40대 중반 농구하기에는 너무 벅찬 나이이다.

1년전 농구동호회 회장자리를 제의 받을 때만해도 한참을 머뭇 거렸다.

농구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고 명목상의 회장자리보다는 젊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동호회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추석, 설날을 뺀 매주 금요일 저녁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현대종합체육관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처음 뛸때는 40분의 경기중 3-4분만 뛰어도 다리가 저리고 숨이 차 많이
뛰지를 못했지만 1년 꾸준히 참여하여 연습을 했더니 갓 회원인 된 젊은
친구들 보다 잘 뛸 만큼 체력도 좋아졌고 실력도 늘어 이제는 게임당
6-7점정도는 득점을 한다.

우리 모임의 이름은 "덩크스"농국단이다.

우리는 결코 우리모임에 동회라는 말을 넣지 않고 농구단이라는 말을
쓴다.

왜냐하며 코치진을 봐도 웨만한 대학팀보다 낫게 구성되어 있다.

전 현대농구단 소속이었던 국가대표출신의 김주욱 김종석대리 등이
매우 열성적으로 지도하고 있으며 창단후 궂은 일을 마다 않고 열심히
하고 이들을 잘 뒷받침해주는 우리회사 마당발이자 덩크스 총무인 김형욱
대리와 주무인 전략 TF팀의 운영식사우가 뛰어난 프런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원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농구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아
놓은 것 같다.

유럽출장을 다녀와 공항에서 시차 적응도 상관 없이 곧장 체육관으로
달려오는 상품개발부의 최종민 대리, 최진실이 만나자고 해도 금요일에도
절대로 안된다는 식품팀의 이헌상 대리, 집에서 쫓겨나도 금요일에도
농구를 해야 한다는 특판팀의 이기웅 대리 등 농구없이는 살수 없는
사람들이 만든 모임이라는 회원들간의 친목도 무척 굳다.

농구를 종아하기만 하던 사람들의 모임이라 처음에는 실력이 무척
형편없었으나 김주욱 대리의 체계적인 지도와 회원들의 성실한 연습으로
이제는 실력이 부쩍 늘어 지난해 12개팀이 참여한 그룹사배 농구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었다.

금요일은 우리에게 무척 반가운 날이다.

서로 부딪치며 공하나를 잡기 위해 혼힘을 다하고 숨이 헉헉 차오를
때의 느끼는 쾌감과 던진 슛이 들어갈때의 기분은 진짜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하지만 내가 농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땀에 푹젖은 옷을 벗고
전회 원들이 모여 사워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