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앙골라 알제리 등의 탐사광구에서 석유발견에 성공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해외석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석유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수급구조를 띠고 있는데다
석유공급원도 중동지역으로 편향돼 있는 등 해외석유.가스개발사업의 확대가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해외석유개발협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4일 서울 섬유센터 17층
중회의실에서 "세계 석유개발투자환경과 진출전략"을 주제로 제5회 석유개발
정책세미나를 열고 우리의 석유개발사업에 대한 진출전략을 모색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보분석실장은 "최근
지구상 최후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석유개발에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편집자 >

=======================================================================

<< 중앙아시아지역 석유개발 동향 >>

이문배 <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보분석실장 >

카스피해를 중심으로한 중앙아시아지역은 유전개발 기대가 높아지면서
"제2의 중동" 또는 "지구상 최후의 보고"라고까지 불리워지고 있다.

이 지역의 석유개발은 세계적으로 석유소비가 매년 증가일로에 있는 지금
전세계에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에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구 선진국은 물론 빠른 경제성장으로 세계 평균 석유소비 증가율의
3배가 넘는 아시아지역의 경우 중동지역 이외의 새로운 공급원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석유개발은 지정학적인 어려움으로 그동안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개발 생산된 원유가 세계시장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인접국을 통과하는
파이프라인을 이용하거나 흑해를 통한 선박수송으로 이어져야 한다.

서방 석유기업들은 러시아의 영향력이 배제된 새로운 수송루트의 확보를
기대해왔으나 러시아는 자국의 독점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동안 새로운 석유 파이프라인의 건설을 둘러싸고 파이프라인 루트
선정과 참여지분조정에서 러시아와 관련 당사국 및 석유기업들간에 이해가
엇갈려 개발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러시아는 기존의 수송 독점력을 확보하려고 비타협적인 자세를 견지해
왔으며 미국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가장 경제적인 노선으로 평가되는 이란을
경유하는 남부루트에 반대해왔다.

또 러시아는 카스피해의 유전개발에 대해 근본적으로 "카스피해의 공동
권리"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
회의에서 카자흐스탄 북부 탱기즈유전으로부터 러시아의 흑해연안
노보로시스크항까지의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이를 계기로 이 지역의 생산물 수송문제에 대한 해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원유매장량은 개발이 진행중인 카스피해 지역의 경우
현재까지 석유 확인매장량이 약 3백억~4백억 배럴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이느 세계 총 원유확인매장량(약 1조1백69억 배럴)의 3~4%에 해당하는
것으로 서방기업들의 지속적인 탐사활동에 따라 매장량 규모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생산은 현재 하루 약 80만 배럴 규모에 이르고 있으나 활발한 유전
개발 활동으로 21세기 초반까지 현재규모의 2배 이상인 하루 2백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아시아지역의 석유소비 증가율(연평균 6~7%)이 세계 평균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000년 이후에는 역내 자급률이 급속히 떨어져 중동의존율이 필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앙아시아의 석유 및 가스자원 개발을 아시아지역과
연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기업들은 중앙아시아지역에 진출해 개발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참여와 함께 단독개발의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진출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정부차원에서 경제기획청이
"중앙아시아지역에 대한 원조 방향"에 대한 조사를 완료하고 지역협력
방안에 대해 검토를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앙아시아로부터 중국을 거쳐 일본까지의 수송루트에 대한 타당성도
1차조사를 완료한 상태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도 이 지역에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의 경제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유전개발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또 개별 국가의 민영화 과정에 참여하거나 국제컨소시엄의 지분확보 등
참여방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규모는 총 10억달러 내외이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주된 교역상대국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석유수입에서 차지하는 자주개발 원유의 비중은 불과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96년 현재 총 도입원유중 개발원유도입 비중은 1.2%로 지난 90년 2.6%이후
지속적으로 감소돼왔다.

< 정리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